GREEN TRENDS · 2026-W28 · 7월 2주차 · 2026년 7월 6일
‘무엇을 재느냐’에서 ‘누가 그 자를 쥐느냐’로 — 행사를 하나의 점수로 묶는 산업 공통 잣대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올라온다
행사의 성과를 산업이 함께 쓰는 하나의 척도로 재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동시에 올라온 한 주. 영국에선 만족도를 넘어 행사 전체를 하나의 벤치마크 점수로 묶는 측정 도구가, 국제 친환경 어워드에선 전력·물·이동 등 열 개 부문의 기준이 등장했다. 한 대형 공연은 100% 식물성 식음료와 전량 퇴비화로 ‘가장 푸른 대형 쇼’를 실제로 치러 냈고, 브리스틀에선 디젤 발전기를 배터리 허브가 대체했다. 동시에 여성 종사자 안전 조사가 지속가능성의 ‘사회’ 축을 전면으로 끌어올렸다. 서울·한국은 국제회의 개최 건수 세계 최상위권 — 옛 잣대의 정점에서 다음 잣대를 준비할 때다.
이번 주 핵심 (THIS WEEK POINT)
이번 주 신호의 무게중심은 “행사를 재는 잣대가 산업 공통의 척도로 굳어 간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우리는 탄소를 재고 폐기물을 세는 법을 배웠는데, 이제 그 측정들을 하나의 점수로 묶으려는 시도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잣대의 대화는 환경을 넘어 사람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 재는 잣대가 산업 공통의 척도로 굳어 간다 — 영국에서 만족도를 넘어 행사 전체를 하나의 벤치마크 점수로 묶으려는 측정 도구가 등장했고, 국제 친환경 어워드는 전력·물·이동 등 열 개 부문으로 ‘잘한 운영’의 기준을 나눠 정의했다. 무엇을 재느냐의 대화가, 그 자를 누가 쥐느냐의 경쟁으로 넘어간다.
- 선언에서 실증으로, 환경에서 사람으로 — 한 대형 공연이 ‘가장 푸른 대형 쇼’로 치러지고, 브리스틀에서는 배터리 기반 행사 전력 실험이 가동됐으며, 여성 종사자 안전을 묻는 대규모 조사가 겹쳤다. 지속가능성이 구호를 넘어 실물과 사람의 문제로 내려섰다.
- 한국은 건수의 정점에서 다음 잣대를 준비할 때 — 서울과 한국은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세계 최상위권에 올랐다. 그러나 그것은 옛 잣대의 정점이며, 다음 경쟁의 자는 개최의 질과 지속가능성으로 옮겨 간다.
01. 이번 호 핵심 신호
기후 행동, 이제 문화·이벤트라는 무대에 선다
기후 행동을 위한 국제 주간에 공연·전시·페스티벌 같은 문화·이벤트 부문이 뚜렷한 한 축으로 참여했습니다. 문화·예술 분야의 기후 대응을 이끄는 조직이 세 개의 행사를 함께 열며 지역 기후 적응·기후 정의·국제 협력을 의제로 올렸습니다. 핵심은, 기후 논의가 에너지·산업·금융의 언어에만 머물지 않고 문화·이벤트를 통해 대중과 만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페스티벌의 넓은 도달력부터 지역 극장의 깊은 뿌리까지, 창작 부문은 수십 년째 기후 행동을 이끌어 왔지만 정작 국제 기후 정책과 재원 배분에서는 자주 빠져 있었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사람을 대규모로 모으는 자리라는 점에서 축제·공연은 기후 메시지를 대중의 행동으로 잇는 가장 강력한 접점이다. 다만 무대 위에서 기후를 말하면서 무대 뒤 탄소를 방치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는다. 메시지의 크기와 실제 감축의 크기를 맞추는 것이 핵심이며, 문화 현장의 탄소 점검표를 지금 갖춰 두면 ‘문화 부문 지속가능성 자문’이라는 새 영역을 앞서 선점할 수 있다.
출처 · 국제 기후주간 문화·이벤트 부문 참여(문화·예술 분야 기후대응 조직)
만족도 점수를 넘어 — 행사 전체를 하나의 잣대로
영국에서 행사의 성과를 참가자 만족도 하나에 기대던 관행을 넘어, 행사 전체를 여러 축으로 계량해 하나의 벤치마크 점수로 묶으려는 새 측정 도구가 소개됐습니다. 참여의 질과 사업 성과, 운영의 완성도까지 재어 행사 간·연도 간 비교가 가능한 점수를 만들겠다는 구상입니다. 각 행사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자평하던 것을 산업 공통의 척도로 정렬한다는 데 핵심이 있습니다. 하나의 점수로 묶이면 “우리 행사가 업계 평균 대비 어디쯤인가”를 처음으로 답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이런 측정 도구는 글로벌 행사 그룹을 통해 6~12개월 안에 한국 전시·마이스 산업에 소개되곤 한다. 한국형 벤치마크가 만들어질 때 그 항목표에 처음부터 탄소·폐기물·이동·접근성 칸을 끼워 넣도록 설계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하나의 점수는 편리한 만큼 위험하다 — 잣대에서 빠진 항목은 곧 관리되지 않는 것이 되므로, 누가 어떤 항목으로 그 점수를 구성하는지를 지켜봐야 한다.
출처 · 행사 성과 벤치마크 측정 도구(영국)
한 대형 공연이 ‘가장 푸른 대형 쇼’가 되다
25년간 기후 활동을 이어 온 유명 밴드가 자신의 대형 공연을 통째로 기후 행동의 실험장으로 삼은 프로젝트가, 같은 규모의 공연 가운데 가장 친환경적인 무대로 치러졌습니다. 핵심은 이 공연이 단지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라이브 음악 산업 전체의 탈탄소를 앞당기는 모델이 됐다는 점입니다. 모든 식음료를 지역에서 조달한 100% 식물성으로 꾸려 운송 배출을 줄였고, 음식물과 다회용이 아닌 식기는 전량 퇴비화해 매립 폐기물을 없앴으며, 무대 전력·관객 이동·폐기물까지 모든 구성 요소를 측정 가능한 대상으로 다뤘습니다. 성과는 기후 과학자들과 손잡아 데이터로 남기기로 했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대형 공연은 대중 인지도가 높아 지속가능 운영을 ‘보여주는 무대’로 강력하다. 주목할 점은 이 공연이 메시지만 앞세우지 않고 100% 식물성·전량 퇴비화·관객 이동 측정 같은 구체적 장치를 실제로 돌리고 그 성과를 데이터로 남겼다는 것이다. 특히 관객 이동은 페스티벌 탄소의 가장 큰 비중이면서 재기 가장 어려운 영역이라, 여기서 검증된 방법은 곧바로 경쟁력이 된다. 무대 위 선언의 크기와 무대 뒤 데이터의 크기를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출처 · ‘가장 푸른 대형 쇼’ 기후행동 가속기 프로젝트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행사를 설계한다 — ‘회복력’이 새 화두
대형 금융사와 대학, 기술 공급사의 행사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건이 급변해도 무너지지 않는 행사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논의했습니다. 결론은 뚜렷했습니다. 회복력 있는 행사는 위기가 닥친 뒤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변화를 전제로 설계된다는 것입니다. 이들이 꼽은 네 원칙은 전술적 기획 기간을 짧게 압축하고, 성과를 사업의 언어로 측정하며, 디지털 접점으로 관객과 연중 이어지고, 기술 공급사를 파트너로 대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행사를 사업의 언어로 측정한다’는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회복력은 지속가능성과 한 몸이다. 외부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행사를 설계하는 일은 곧 그 행사를 오래 지속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행사도 관객 수·만족도로 성과를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사업 가치와 회복력의 언어로 옮기면 예산 협상과 후원 유치에서 훨씬 힘이 실린다. 기획서에 ‘조건이 바뀌면 무엇을 어떻게 조정할지’를 담은 회복력 시나리오를 미리 넣어 두면 차별화된다.
출처 · 행사 리더 회복력 라운드테이블(금융·대학·기술 공급사)
02. 인증·표준 워치 — 무엇이 그린워싱과 진짜를 가르는가
세계에서 가장 푸른 행사들을 가린다 — 국제 친환경 어워드 수상작 공개
행사 지속가능성 인증 기관이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앞선 친환경 행사·공연장·조직을 가리는 국제 어워드의 수상작을 공개했습니다. 후보에는 14개국의 행사·공연장·혁신가 28곳이 올랐고, 전력·물·식음료·이동 같은 열 개의 핵심 부문에 걸쳐 상이 주어졌습니다. 수상작은 에스토니아·인도·네덜란드·노르웨이·포르투갈·스페인·영국 등 여러 대륙에 걸쳐 있어, 친환경 운영이 특정 지역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줍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상이 ‘가장 화려한 행사’가 아니라 ‘전력을 어떻게 썼는가’, ‘이동을 어떻게 줄였는가’ 같은 구체적 성과 부문으로 나뉘어 있다는 점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어워드의 진짜 힘은 상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잘한 것으로 볼 것인가’를 부문별로 정의한다는 데 있다. 전력·물·식음료·이동으로 나뉜 열 개 부문은 그대로 행사 지속가능성 자가 점검의 항목표가 된다. 나아가 지역·협회 차원에서 친환경 부문 시상을 신설하는 것 자체가, 개별 행사의 선의를 산업 전체가 따라갈 기준으로 끌어올리는 인프라가 된다. 단, 수상 기준을 공개된 점검표로 번역해 누구나 자기 행사를 재볼 수 있게 해야 자산이 남는다.
출처 · 국제 친환경 행사 어워드 수상작(14개국 28곳·10개 부문)
지속가능 이벤트 정상회의가 열 번째 판을 연다
행사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한 국제 정상회의가 열 번째 판의 티켓을 열었습니다. 한 해에 한 번, 표준·인증·탄소 측정·현장 운영을 다루는 이 자리가 열 번째를 맞았다는 것은, 행사 지속가능성이 잠깐의 캠페인이 아니라 10년의 역사를 가진 제도가 됐음을 뜻합니다. 이번 회의는 에너지·전력, 기후 행동, 순환경제 같은 핵심 의제를 다룰 예정이며, 표준을 만드는 사람과 현장에서 운영하는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다음 잣대를 조율하는 장으로 기능합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산업의 표준은 문서가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합의하는 자리에서 만들어진다. 이 정상회의의 의제는 한국 도착의 6~18개월 예고편이라 볼 수 있다. 거기서 다뤄지는 에너지·순환경제·측정 의제를 미리 정리해 국내 발주처·협회에 전하는 것만으로도 정보 시차를 줄일 수 있다. 나아가 한국에도 규모는 작아도 표준·현장·정책이 함께 모이는 정례 자리를 만드는 것이, 담론의 수용자에서 형성자로 옮겨 가는 첫걸음이다.
출처 · 지속가능 이벤트 국제 정상회의 10회차 개막
03. 축제·이벤트 현장 적용 — 표준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
야외 무료 축제를 지속가능하게 — 가장 어려운 장르의 현장 지식
영국의 대규모 야외 무료 축제를 총괄하는 프로듀서가 자신의 지속가능 운영 경험을 들려줬습니다. 거리·공원·광장에서 열려 누구나 무료로 즐기는 야외 축제는 관객을 티켓으로 통제할 수 없어 이동·폐기물·전력을 다루기가 특히 까다롭습니다. 그는 프로그램을 짜는 단계에서부터 지속가능성을 끼워 넣어, 어떤 전력을 쓰고 폐기물을 어떻게 줄이며 관객이 대중교통으로 오도록 어떻게 유도할지를 설계한다고 전했습니다. 무료·개방형 축제라는, 지속가능 운영이 가장 어려운 장르에서 나온 현장 지식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한국에도 지자체 주도의 무료 개방형 축제가 많아 이 현장 지식은 지금 바로 적용할 가치가 높다. 야외·개방형 축제의 이동·폐기물·전력 점검표를 지자체 축제 현실로 번역해 두면 공공 축제의 감독과 자문에서 곧바로 차별화된다. 다만 무료 축제는 예산이 빠듯해 지속가능성이 밀리기 쉽다 — 비용을 늘리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동선·분리배출·전력 계획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돈이 없어 못 한다”는 결론에 갇힌다.
출처 · 영국 대규모 야외 무료 축제 총괄 프로듀서 인터뷰
행사 전력을 배터리로 — 브리스틀의 ‘클린 에너지 허브’ 실험
영국 브리스틀시의 한 행사 담당자가 행사 전력을 탈탄소화하는 방법을 찾아 유럽 곳곳을 누빈 연구 결과를 들려줬습니다. 그는 비행기를 한 번도 타지 않고 육로와 바닷길로만 3,200마일을 이동하며 유럽 각지의 앞선 전력 해법을 직접 배웠고, 돌아온 뒤 세계 최초의 ‘클린 에너지 허브’ 시범 사업을 만들었습니다. 디젤 발전기에 의존하던 야외 행사 전력을 미리 충전해 둔 배터리 허브로 대체하는 실험으로, 이미 한 스튜디오 부지에서 가동을 시작해 대형 음악 행사에서 첫 실전 투입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야외 행사의 탄소에서 디젤 발전기 전력은 늘 가장 큰 몫이면서 가장 바꾸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 배터리 허브 모델은 그 난제에 실물로 답한다. 지금 할 수 있는 준비는 국내 행사의 발전기 연료 사용량과 그 탄소를 실측해 ‘전력을 바꾸면 얼마를 줄일 수 있는가’를 숫자로 보여주는 진단이다. 이 데이터가 있어야 투자의 근거가 선다. 발전기를 한 번에 없애기보다, 일부 부하부터 배터리로 옮기며 데이터를 쌓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다.
출처 · 브리스틀 ‘클린 에너지 허브’ 배터리 전력 시범사업
행사를 만드는 사람이 안전해야, 행사도 지속가능하다 — ‘사회’ 축
행사 업계 여성 종사자의 경험을 묻는 대규모 조사가 두 번째 판을 열며, 지속가능성의 ‘사회’ 축을 한층 앞으로 끌어냈습니다. 영국 전역의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음악·페스티벌 업계 여성을 들여다보는 연구입니다. 이 조사가 무겁게 다가오는 이유는, 앞선 첫 조사에서 응답 여성 중 상당수가 행사 일과 관련된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기 때문입니다.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문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장벽, 일자리를 잃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함께 드러났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지속가능성은 환경·사회·경제의 세 축이지만 행사 현장에서 ‘사회’는 늘 가장 늦게 다뤄졌다. 해외에서 이 축이 표준의 정식 항목으로 올라선다는 것은, 한국에도 머잖아 같은 기준이 도착한다는 뜻이다. 행사 지속가능성 진단에 환경 항목뿐 아니라 종사자 안전·신고 체계·처우 항목을 함께 넣어야 한다. 단, 사회 축을 형식적 선언으로만 처리하면 오히려 신뢰를 잃는다 — 익명 신고 창구·재발 방지 절차 같은 실제 운영 장치가 함께 가야 한다.
출처 · 영국 라이브 이벤트 여성 종사자 경험 조사(2차)
투어의 길을 다시 그린다 — 프랑스의 두 실험
프랑스에서 순회공연의 방식 자체를 다시 짜려는 두 프로젝트가 소개됐습니다. 아티스트가 도시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투어는 라이브 음악 산업 탄소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장비 트럭·이동 수단·숙박이 겹쳐 감축이 특히 어렵습니다. 두 프로젝트는 이동 경로를 다시 설계하고, 장비 운송을 공유·최적화하며, 저탄소 이동 수단을 실제 투어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그 난제에 접근합니다.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어느 투어에서 어떤 방법이 어떻게 작동했는가”라는 현장 데이터로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 간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투어링은 라이브 음악 탄소의 핵심이면서 가장 풀기 어려운 영역이다. 국내 순회공연의 이동·장비 물류를 탄소와 비용으로 함께 환산해 보여주는 설계가 새로운 자문 영역이 될 수 있다. 장비 공유와 경로 최적화는 탄소뿐 아니라 물류비도 줄이는 카드다. 다만 해외 모델을 그대로 옮기면 국내 도시 간 거리·교통 여건 차이로 어긋나니, 방법론은 가져오되 국내 데이터로 다시 계산해야 한다.
출처 · 프랑스 저탄소 순회공연 프로젝트 2건
서울·한국, 국제회의 개최 세계 상위권 — 다음 잣대는 지속가능성
서울이 국제협회연합(UIA) 기준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아시아 1위·세계 3위에 올랐고, 한국은 국가 단위로 세계 2위를 기록했습니다. 이 성과가 지속가능 이벤트 관점에서 중요한 이유는, 앞선 국제 친환경 어워드의 부문별 기준과 영국의 벤치마크 점수가 예고하듯 다음 경쟁의 잣대가 개최 건수에서 개최의 질과 지속가능성으로 옮겨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건수의 정점에 선 서울이, 다음 잣대인 친환경 운영과 회복력을 미리 갖추느냐가 몇 년 뒤 순위를 가릅니다. 같은 주에 한국 마이스 협회의 리더십 교체 국면과 서울시의 동남아·중화권 팸투어가 이어졌는데, 협회의 의제 설정과 팸투어의 도시 소개 방식은 모두 지속가능성을 다음 잣대로 얹을 수 있는 접점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개최 건수 세계 상위권이라는 성과는 역설적으로 “다음엔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를 앞당긴다. 정점에 있을 때가 다음 잣대를 선점할 가장 좋은 시점이다. 국제 협회·기업은 개최지를 고를 때 제안서에 탄소·접근성·지역 기여를 담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서울·주요 컨벤션 시설에 국제 이벤트 지속가능성 경영시스템과 탄소 측정을 지금 준비하면 다음 국면의 유치 경쟁력으로 곧장 이어진다. 팸투어 동선에 친환경 시설·대중교통 접근성을 끼워 넣는 것도 선제 대응이 된다.
출처 · UIA 국제회의 개최 통계 / 한국 마이스 협회 리더십 선거 / 서울시 동남아·중화권 마이스 팸투어
04. 편집장의 글
① 무엇을 재느냐에서, 누가 그 자를 쥐느냐로
이번 호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행사 지속가능성의 대화가 “무엇을 잴 것인가”에서 “누가 그 잣대를 쥘 것인가”로 넘어갔다는 것입니다. 지난 몇 해 동안 우리는 탄소를 재고, 폐기물을 세고, 관객 이동을 추정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제 그 측정들을 하나의 산업 공통 척도로 묶으려는 시도가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올라옵니다. 측정 도구는 만족도를 넘어 행사 전체를 하나의 벤치마크 점수로 내밀고, 국제 친환경 어워드는 열 개 부문으로 잘한 운영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서로 다른 주체가 각자의 자를 들고 있다는 것은, 그중 어느 자가 산업의 공통어가 될지를 두고 조용한 경쟁이 시작됐다는 뜻입니다. 이 국면이 중요한 이유는, 잣대에 담기는 항목이 곧 행사가 관리해야 할 것의 정의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잣대의 완성을 기다리는 시기가 아니라, 그 자가 만들어지는 자리에 참여해 무엇을 담을지 함께 정하는 시기입니다.
② 환경에서 사람으로 — 사회 축이 전면에 서다
두 번째 결은, 지속가능성이 구호를 넘어 실물과 사람의 문제로 내려선다는 것입니다. 한 대형 공연이 100% 식물성 식음료와 전량 퇴비화로 ‘가장 푸른 대형 쇼’를 실제로 치러 냈고, 브리스틀에서는 디젤 발전기를 대체하는 배터리 전력 허브가 가동됐으며, 행사장에서 일하는 여성의 안전을 묻는 대규모 조사가 한 주에 겹쳐 나왔습니다. 오랫동안 지속가능성은 탄소와 폐기물의 ‘선언’으로 말해졌고, 그 선언을 실제로 돌리는 장치와 그 행사를 만드는 사람들의 안전은 뒤로 밀렸습니다. 산업 공통의 잣대가 만들어지는 지금이야말로 그 자에 사회 지표를 실을 기회입니다. 종사자 안전·노동 조건·접근성이 성과로 계량되기 시작하면, 행사의 지속가능성은 비로소 환경·사회·경제의 세 다리로 온전히 섭니다. 환경 축이 먼저 성숙한 것은 탄소·폐기물이 재기 쉬웠기 때문이지, 사람의 문제가 덜 중요해서가 아니었습니다.
③ 한국은 건수의 정점에서 다음 잣대를 준비할 때
마지막으로 이번 호는 한국의 자리를 또렷하게 보여줬습니다. 서울과 한국은 국제회의 개최 건수에서 세계 최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자랑스러운 성과이지만, 그것은 옛 잣대의 정점입니다. 국제 친환경 어워드가 잘한 운영의 기준을 부문별로 세우고 영국이 벤치마크 점수를 내미는 지금, 다음 경쟁의 자는 개최의 질과 지속가능성으로 옮겨 가고 있습니다. 건수의 정점에 선 지금이야말로 다음 잣대인 친환경 운영·회복력·접근성을 미리 갖출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정점에 있을 때는 다음을 준비할 여유가 있고, 밀리기 시작하면 준비할 여력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해외에서 만들어지는 잣대가 한국에 닿기까지는 대략 6~18개월 — 그 시차를 앞서 준비하는 쪽이 다음 국면의 기준을 쥡니다.
이 글은 그린이벤트 트렌드 리포트(공개판)의 요약입니다. 각 신호의 ‘전문가 심층 분석(왜 지금인가 · 누가 이기고 지나 · 실행 방안)’은 전체 리포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