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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종합 스포츠 대회 (72개국·지역, 12일간 20개 종목·283개 세부종목) · 영국 웨스트미들랜즈 버밍엄 (16개 경기장 중 14곳이 기존 시설)

2022 버밍엄 커먼웰스게임

Birmingham 2022 Commonwealth Games

관중 이동이 탄소발자국의 절반이라는 계산이 나오자 입장권에 대중교통을 끼워 넣었고, 모든 계약 평가 배점의 10~20퍼센트를 사회적 가치에 뗐다. 신축 경기장은 16곳 중 1곳뿐이었던 대회.

푸른 하늘 아래 관중석이 늘어선 경기장

이미지는 행사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한 무료 라이선스 자료 이미지(Unsplash)이며, 실제 행사 사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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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S

핵심 성과

20만 1,800톤

대회 후 다시 계산한 실측 탄소발자국(CO2e). 대회 전 예측치 27만 4,065톤보다 약 26퍼센트 낮았고, 두 숫자를 모두 공개해 예측과 실측을 대조할 수 있게 했다

54%

입장권에 당일 지역 대중교통을 포함시킨 결과 대중교통으로 경기장에 온 관중 비율. 예측 단계에서 관중 이동이 전체 발자국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오자 가장 먼저 손댄 항목이다

10~20%

모든 계약 입찰 평가에서 사회적 가치에 배정한 배점 비중. 커먼웰스게임 최초였고 계약 금액의 약 80퍼센트가 웨스트미들랜즈 지역 기업에 돌아갔다

2022년 7월 28일부터 8월 8일까지 영국 버밍엄과 웨스트미들랜즈 일대에서 열린 제22회 커먼웰스게임은 72개국·지역이 참가한 종합 스포츠 대회다. 주최 측은 이 대회를 커먼웰스게임 100년 역사상 가장 지속가능한 대회이자 탄소중립 유산을 남기는 첫 대회로 내걸었고, 국제올림픽위원회의 탄소 산정 방법론을 따라 대회 전 예측치를 먼저 만든 뒤 대회 후 실측치를 다시 계산해 공개했다. 예측 27만 4,065톤에 대해 실측 탄소발자국은 20만 1,800톤이었다. 그린이벤트 관점에서 이 대회가 참고할 만한 지점은 감축의 순서다. 예측 단계에서 관중 이동이 전체 발자국의 절반을 넘는다는 결과가 나오자 주최 측은 상쇄부터 사지 않고 입장권에 당일 지역 대중교통을 포함시켰고, 그 결과 관중의 54퍼센트가 대중교통으로 경기장에 왔다. 경기장은 16곳 중 14곳이 이미 있던 시설이었고 신축은 샌드웰 아쿠아틱스 센터 한 곳뿐이었으며, 5억 파운드 규모의 선수촌 계획은 코로나로 공기가 밀리자 아예 접고 대학 기숙사와 전시장 호텔 세 곳으로 나눠 수용했다. 조달에서는 모든 계약의 평가 배점 가운데 10~20퍼센트를 사회적 가치에 배정했는데 이는 커먼웰스게임 최초였고, 계약 금액의 약 80퍼센트가 웨스트미들랜즈 지역 기업에 돌아갔다. 대회 폐기물 400톤 이상은 매립 0으로 처리됐다. 다만 남은 배출량을 2,022에이커의 숲으로 상쇄하는 설계는 2060년에야 완성되는 약속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탄소·기후 — 예측치를 먼저 만들고, 큰 항목부터 손댔다

탄소·기후지속가능성 전략

탄소·기후(그린박스 07)에서 대형 행사가 가장 흔히 밟는 순서는 뒤집혀 있다. 행사를 평소대로 치른 다음 배출량을 계산하고, 나온 숫자만큼 크레딧을 사서 탄소중립을 선언한다. 이 순서에서 측정은 감축의 도구가 아니라 정산서다. 무엇을 줄일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려 주지 않고, 다음 회차의 설계도 바뀌지 않는다.

버밍엄 2022는 순서를 반대로 잡았다. 대회 전에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쓰는 산정 방법론을 그대로 적용해 예측 발자국을 만들었고, 그 예측을 항목별로 쪼개 어디에서 배출이 나오는지를 먼저 봤다. 결과는 관중 이동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었다. 국제 선수단 항공 이동과 임시 시설, 케이터링이 그 뒤를 이었다. 이 그림이 나온 다음에야 대책이 짜였고, 그래서 이 대회의 대표 조치가 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자재가 아니라 입장권 정책이 됐다. 큰 항목부터 손대는 것은 당연해 보이지만, 예측을 먼저 만들지 않으면 실제로는 눈에 띄고 홍보하기 좋은 작은 항목부터 손대게 된다.

대회가 끝난 뒤 발자국을 다시 계산한 결과는 20만 1,800톤이었다. 대회 전 예측치 27만 4,065톤보다 7만 톤 넘게 낮은 숫자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감축폭 자체보다 두 숫자를 모두 남겼다는 사실이다. 예측만 발표하고 사라지는 행사가 대부분이고, 실측만 발표하면 그것이 잘한 결과인지 알 수 없다. 예측과 실측을 나란히 두면 다음 행사가 자기 예측을 검증할 근거가 생긴다.

남은 배출량을 처리하는 방식은 갈라 볼 필요가 있다. 주최 측은 수도회사 세번트렌트와 함께 미들랜즈 지역에 2,022에이커의 커먼웰스 레거시 포레스트를 조성하기로 했고, 이 숲이 35년에 걸쳐 24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도록 설계했다. 영국 산림탄소코드의 검증을 받고 제3자 독립 검증을 붙였으며, 심는 과정에 주민 2,000명이 참여했고 2022년 시점에 8만 5,200그루가 심겼다. 여기까지는 상쇄 크레딧을 시장에서 사 오는 방식보다 분명히 낫다. 돈이 지역에 남고 흡수원의 위치가 확인 가능하며 심는 행위 자체가 지역의 참여 프로그램이 된다. 다만 이 설계의 탄소중립 완성 시점은 나무가 자란 2060년이다. 대회는 2022년에 끝났고 중립은 38년 뒤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이 시차를 감추지 않고 명시했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지만, 국내 행사가 이 모델을 가져올 때 탄소중립 대회라는 표현만 떼어 오면 정확하지 않은 홍보가 된다. 오늘 배출한 것을 오늘 상쇄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갚기로 한 것이다.

교통·이동 — 입장권 한 장에 대중교통을 끼워 넣었다

교통·이동탄소·기후

교통·이동(그린박스 05)은 대부분의 행사에서 가장 큰 배출원이면서 동시에 주최자가 가장 통제하기 어렵다고 여겨지는 항목이다. 관중이 어떻게 오는지는 각자의 선택이고, 주최자가 할 수 있는 일은 대중교통 이용을 권하는 안내문을 붙이는 정도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이 항목은 발자국 보고서에 크게 잡히면서도 대책란은 늘 비슷하게 비어 있다.

버밍엄 2022가 고른 방법은 권유가 아니라 상품 설계였다. 입장권을 사면 경기 당일 웨스트미들랜즈 지역의 버스와 기차와 트램 이용이 함께 포함됐다. 관중 입장에서 보면 대중교통은 공짜이고 자가용은 주차비와 혼잡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지가 된다. 무엇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대신 원하는 행동의 가격을 0으로 만든 것이고, 실행 시점도 다르다. 캠페인은 대회 기간 내내 인력과 매체비가 들지만 이 방식은 입장권 시스템과 교통당국 사이의 합의 한 번으로 끝난다.

결과는 관중의 54퍼센트가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도보와 자전거가 더해졌고, 지역 공유자전거 무료 이용으로 2만 8,000명이 4만 9,000마일을 탔다. 자가용 이용을 물리적으로 막지 않고도 절반 이상을 옮긴 셈이다. 국내 행사에 옮길 때 걸리는 지점은 대개 정산이다. 교통 운임을 누가 부담하느냐를 두고 주최자와 교통기관이 합의하지 못해 무산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대회는 교통기관과 지역 연합기구가 대회 계획의 일부로 처음부터 함께 설계에 들어갔다. 입장권 가격에 교통을 포함하는 결정은 티켓 판매가 시작되기 전에 내려져야 하고, 그러려면 교통 협의가 마케팅보다 앞에 와야 한다.

운영 차량과 임시 전력도 같은 틀에서 다뤄졌다. 대회 차량의 42퍼센트가 전기·수소·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저배출 차종이었고, 모든 차량이 버밍엄 청정대기구역 기준을 충족하는 유로5·6 이상이었다. 임시 발전기에는 경유 대신 수소화 식물성 기름을 넣어 해당 연료 사용분에서 배출을 90퍼센트 줄였다. 임시 전력은 야외 행사에서 늘 눈에 띄지 않게 큰 배출원이고, 연료를 바꾸는 결정은 장비 자체를 바꾸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항목이다.

구매·조달·공급망 — 평가표에 사회적 가치 칸을 뚫었다

구매·조달지속가능성 전략

구매·조달·공급망(그린박스 02)에서 지속가능 조달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의지가 아니라 배점표에 있다. 입찰 안내서 앞머리에 환경과 지역 상생을 강조하는 문구를 아무리 길게 써도, 평가표가 가격과 실적으로만 채워져 있으면 최종 결정은 가격으로 난다. 공급업체 입장에서도 배점이 없는 항목에 원가를 쓸 이유가 없다.

버밍엄 2022는 이 지점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모든 계약 기회에 대해 평가 배점의 10퍼센트에서 20퍼센트를 사회적 가치에 배정했고, 이는 커먼웰스게임 사상 처음이었다.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는 별도의 사회적 가치 헌장에 지속가능성, 건강과 웰빙, 포용성, 인권, 지역 기여의 다섯 갈래로 정의해 공개했다. 배점이 생기자 입찰자의 제안서가 달라졌다. 법률 파트너는 지역 자선단체에 127만 파운드 규모의 무료 법률 자문과 6,314시간의 자원봉사를 제공했고, 방송 파트너는 청년 대상 유급 방송 훈련 자리 150개를 만들었으며, 정보기술 파트너는 지역 주민 대상 유급 인턴십 23자리를 열었다. 이런 항목은 선의로 요청하면 잘 나오지 않고 배점으로 요청하면 제안서에 적혀서 들어온다.

지역 기업이 실제로 들어올 수 있게 만든 장치도 함께 있었다. 대형 계약을 통째로 내놓으면 규모를 감당할 수 있는 대기업만 응찰하게 되므로, 조달을 작은 로트로 쪼개 지역 중소기업이 입찰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발주된 계약 금액의 약 80퍼센트가 웨스트미들랜즈 지역 기업에 돌아갔다. 여기에 소수인종 소유 기업 50곳을 대상으로 교육 모듈과 동료 멘토링, 상공회의소 무역 회원권을 지원하는 별도 프로그램이 붙었다. 지역 기여를 배점에 넣는 것과 지역 기업이 응찰할 수 있는 크기로 계약을 자르는 것은 다른 일이고, 뒤쪽을 하지 않으면 앞쪽은 서류상의 약속으로 끝난다.

공급업체가 지켜야 할 기준선은 지속가능 소싱 코드로 따로 묶였다. 순환경제를 포함한 일곱 개 영역에서 최소 기준을 정하고 모든 공급업체가 이를 준수하도록 했으며, 케이터링에서는 지역 인력과 지역 식자재를 우선해 이동 거리를 줄이는 방향을 명시했다. 여기서 국내 행사가 참고할 대목은 기준의 내용보다 위치다. 이 코드는 계약서에 붙는 부속 문서였다. 가이드라인으로 배포되는 문서와 계약 조건으로 편입되는 문서는 이름이 비슷해도 구속력이 전혀 다르다.

행사 장소 — 신축은 한 곳, 선수촌은 짓다가 접었다

행사 장소구매·조달

행사 장소(그린박스 01)에서 종합 스포츠 대회가 남기는 가장 큰 부채는 시설이다. 대회 기간에만 필요한 규모로 짓고 나면 그 뒤 수십 년의 운영비가 지역에 남는다. 이 문제의 해법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 이미 있는 시설을 쓰면 된다. 어려운 것은 그 결정이 대회의 위상과 신축의 정치적 효용을 포기하는 결정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버밍엄 2022는 16개 경기장 가운데 14곳을 기존 시설로 채웠다. 신축은 샌드웰 아쿠아틱스 센터 한 곳이었고, 알렉산더 스타디움은 신축이 아니라 개보수였다. 알렉산더 스타디움은 대회 때 회당 3만 석 규모로 운영한 뒤 상설 관중석을 1만 8,000석으로 줄여 영국 최대 상설 육상 시설로 남겼고, 버밍엄시티대학의 스포츠과학 학부가 이 경기장으로 옮겨 온다. 샌드웰 아쿠아틱스 센터는 2023년에 일반 개방됐고 울버햄프턴대학과 10년 파트너십을 맺어 학생 실습과 교육과정에 쓰인다. 신축과 개보수 모두에서 대회 이후의 사용자를 먼저 정한 뒤 규모를 결정한 구조다. 국내 대회 시설이 남기는 문제는 대개 규모가 아니라 이 순서가 반대였다는 데서 온다.

가장 눈여겨볼 결정은 선수촌이다. 원래 계획은 페리 바 지역에 5억 파운드를 들여 선수 6,500명을 수용할 선수촌을 짓고 대회 뒤 주택으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코로나로 공사 일정이 밀리자 주최 측은 무리해서 완공하는 대신 선수촌 자체를 대회에서 떼어 냈다. 선수단은 버밍엄대학 2,800실, 워릭대학 1,900실, 국립전시센터 호텔 캠퍼스 1,600실의 캠퍼스형 숙소 세 곳으로 나뉘어 묵었다. 대회는 예정대로 열렸고, 페리 바의 주택 사업은 대회 일정에서 분리된 채 지역 주택 공급 사업으로 계속됐다.

이 사례가 알려 주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대회용 대규모 숙소가 실은 필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학 기숙사는 여름에 비어 있고 이미 침대와 급식과 보안이 갖춰져 있으며 대회가 끝나면 원래 용도로 돌아간다. 다른 하나는 지속가능성 계획에서 가장 큰 감축이 종종 자재 선택이 아니라 짓지 않기로 한 결정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다만 페리 바 사업은 이후 사업비 초과와 공기 지연으로 지역에서 비판을 받았다. 선수촌을 떼어 낸 판단이 옳았다는 점과 그 사업 자체가 순조로웠다는 점은 다른 이야기이고, 이 대회의 시설 부문은 성공한 대응과 남은 숙제를 함께 놓고 봐야 한다.

자원순환·폐기물 — 400톤을 매립 0으로 보내고, 간판의 72퍼센트를 남겼다

자원순환식음료

자원순환·폐기물(그린박스 03)에서 성과를 발표할 때 가장 자주 빠지는 것이 처리 경로다. 얼마를 걷었는지는 주최자가 셀 수 있지만, 그것이 실제로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됐는지는 처리업체만 안다. 그래서 재활용률 몇 퍼센트라는 숫자만 남고 검증은 남지 않는다.

버밍엄 2022의 폐기물 수치는 처리를 맡은 협력사가 직접 공개했다. 12일간의 대회 기간에 400톤이 넘는 폐기물과 재활용품이 걷혔고, 이 가운데 매립으로 간 것은 없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의 해외 수출도 없었다. 갈래별로는 페트병 33만 5,000개, 종이와 판지 13톤, 유리 2.5톤, 음료 캔 360킬로그램이 재활용됐다. 재활용할 수 없는 음식물 등은 웨스트미들랜즈 캐녹의 혐기성 소화 시설로 보내 전기 14만 3,000킬로와트시를 만들었고, 매립했을 경우와 비교해 225톤의 탄소 배출을 줄인 것으로 계산됐다. 현장에는 협력사 직원 100여 명이 재활용 안내 인력으로 배치됐고 수거 차량 가운데 세 대는 전기차였다. 페트병이 어느 공장으로 갔고 음식물이 어느 소화조로 갔는지까지 밝힌 발표는 흔하지 않다.

일회용품은 애초에 발생을 줄이는 쪽으로도 다뤄졌다. 경기장 곳곳에 급수대 41곳을 두어 48만 회의 물 채우기가 이뤄졌다. 생수병 48만 개를 팔지 않은 것과 같고, 이렇게 줄인 물량은 재활용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오히려 더 나은 성과다. 걷어서 재활용한 33만 5,000개와 아예 발생시키지 않은 48만 회를 나란히 놓고 보면 어느 쪽이 본질인지가 분명해진다.

대회가 끝난 뒤 물건의 행방도 기록됐다. 안내 표지판과 사인물의 72퍼센트가 기증되거나 재사용되거나 다른 용도로 바뀌었다. 행사용 사인물은 날짜와 대회 로고가 박혀 재사용이 어려운 대표적 품목인데, 이 비율이 나왔다는 것은 제작 단계에서 이미 떼어 낼 수 있게 설계했다는 뜻이다. 스포츠 용품 1만 6,000점이 지역 커뮤니티 단체에 기증됐고, 선수촌과 분실물 보관소에서 나온 물품은 61개 자선단체로 갔다. 케이터링 쪽에서도 남은 음식을 지역 보호시설에 공급한 사례가 보고됐다. 행사 뒤에 남은 물건을 받아 줄 곳을 미리 정해 두는 일은 계약 단계에서 한 줄로 끝나지만, 정해 두지 않으면 철거 일정에 쫓겨 전부 폐기물이 된다.

접근성 — 여자 메달 종목이 남자보다 많았던 첫 종합 대회

접근성지속가능성 전략

접근성(그린박스 08)을 물리적 동선의 문제로만 보면 경사로와 장애인 좌석의 개수를 세는 데서 끝난다. 그것도 필요하지만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접근성의 더 근본적인 층위는 프로그램 자체에 있다. 누구의 경기가 몇 개나 편성되는지, 그 경기가 본대회 안에 있는지 아니면 별도 대회로 분리되는지가 관중석의 설비보다 먼저 결정되는 문제다.

버밍엄 2022는 여자 메달 종목 136개, 남자 메달 종목 134개로 편성했다. 대형 종합 스포츠 대회에서 여자 종목이 남자 종목보다 많았던 첫 사례다. 격차가 두 종목이니 상징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종목 편성은 참가 선수 수와 중계 시간과 상금 규모를 연쇄적으로 결정하는 상위 변수다. 여기서 균형을 맞추면 그 아래 항목이 따라온다.

장애인 스포츠는 별도 대회로 떼지 않고 본대회 일정 안에 통합했다. 파라 육상, 파라 사이클, 파라 역도, 파라 수영, 파라 탁구, 파라 트라이애슬론, 휠체어 농구 3x3, 파라 론볼스까지 여덟 종목으로 커먼웰스게임 사상 최대 규모의 통합 파라 프로그램이 짜였고, 휠체어 농구 3x3은 이 대회에서 처음 들어왔다. 통합 편성은 운영 측에 부담을 주는 결정이다. 경기장과 선수촌과 수송이 모두 접근성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예외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통합을 결정하는 순간 시설 접근성이 선택 항목에서 필수 항목으로 바뀐다. 접근성 예산이 늘 뒤로 밀리는 국내 행사에 이 구조는 참고할 만하다. 별도의 접근성 계획서를 만드는 것보다 프로그램을 통합해 버리는 편이 실행을 강제하는 힘이 세다.

개최 도시 쪽에서도 이 대회를 계기로 트램 연장과 신규 간선버스 노선, 철도역 개량이 진행됐다. 대회를 위한 교통 투자는 대회가 끝나면 시민의 일상 이동 수단으로 남고, 저상 차량과 승강 설비를 갖춘 대중교통은 그 자체로 도시의 접근성 기반이 된다. 대회 기간 관중의 절반 이상을 실어 나른 그 노선들이 지금은 지역 주민의 출퇴근 노선이라는 점에서, 이 대회의 교통 정책과 접근성 정책은 결국 같은 투자였다.

SOURCES

근거·출처

아래 링크는 새 창에서 열립니다. 수치·사실은 각 출처를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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