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event

도심 공원 음악·미식 페스티벌 (3일, 7개 스테이지) · 미국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파크

아웃사이드 랜즈

Outside Lands Music and Arts Festival

도시 한복판 공공 공원을 사흘간 빌리는 대가로 무엇을 돌려줄 것인가. 폐기물 89% 전환, 100% 지역 식당 푸드존, 일반 주차장 제로. 그리고 잔디밭 일부를 콘크리트로 덮어야 했던 대가까지 함께 남은 사례.

도시 스카이라인을 배경으로 사람들이 앉아 쉬고 있는 도심 공원의 잔디밭

이미지는 행사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한 무료 라이선스 자료 이미지(Unsplash)이며, 실제 행사 사진이 아닙니다.

GREENBOXES

이 사례가 실천한 그린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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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GHLIGHTS

핵심 성과

89%

2025년 폐기물 매립 전환율. 33만 파운드(약 150톤) 이상을 매립지 밖으로 보냈다 — 클린바이브스와 샌프란시스코 환경국이 함께 처리

100곳 전부

푸드존에 들어오는 식당이 예외 없이 베이에어리어 지역 업소다. 전국 체인·프랜차이즈 없이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가게로만 채운다

일반 주차 0면

관람객용 주차장을 아예 운영하지 않는다. 셔틀·BART 연장운행·Muni 증차·자전거 밸릿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아웃사이드 랜즈는 2026년 8월 7~9일 샌프란시스코 골든게이트 파크에서 열린다. 2008년 시작해 도시의 공공 공원을 사흘간 7개 스테이지의 페스티벌로 바꾸는 이 행사는, 그린이벤트 관점에서 ‘장소’와 ‘식음료’ 두 그린박스를 유난히 선명하게 보여 준다. 2025년 폐기물의 89%를 매립에서 돌려 33만 파운드 이상을 매립지 밖으로 보냈고, 일회용 컵·접시·수저를 전부 퇴비화 가능한 규격으로 통일해 샌프란시스코시의 산업 퇴비 처리 체계에 그대로 태웠다. 푸드존 ‘테이스트 오브 더 베이 에어리어’는 100곳을 전부 베이에어리어 지역 식당으로만 채운다 — 전국 체인이 아니라 그 도시에서만 먹을 수 있는 가게들이다. 관람객용 일반 주차장은 아예 만들지 않고 셔틀·BART·Muni 증차·자전거 밸릿으로 대체하며, 발전기는 배터리와 R99 재생디젤로 돌린다. 접근성은 3개 스테이지의 전용 관람 플랫폼과 전담 액세스 센터, 30일 전 신청 기한이 명시된 수어통역으로 문서화돼 있다. 동시에 이 사례는 공공 공원에서 대형 행사를 여는 일의 비용도 그대로 보여 준다 — 2021년 훼손 이후 폴로필드 서쪽 끝은 약 40만 달러를 들여 부분 포장됐고, 그 비용은 주최사가 냈지만 ‘공원을 포장했다’는 사실 자체가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장소·시설 — 공원을 빌리는 대가를 계약서에 쓴다

행사 장소

장소·시설(그린박스 01)에서 도심 공원을 쓰는 행사는 전용 경기장이나 컨벤션센터를 쓰는 행사와 문제의 성격이 다르다. 경기장은 애초에 사람이 몰리도록 지어진 구조물이지만, 공원의 잔디밭은 그렇지 않다. 하루 수만 명이 걸어 다니고 무대와 트러스와 발전기를 실은 트럭이 드나드는 순간, 그 잔디밭은 행사장이 아니라 소모품이 된다. 그래서 공공 공원에서 열리는 행사는 두 가지를 동시에 증명해야 한다 — 훼손을 어떻게 줄이는가, 그리고 그럼에도 남는 훼손과 점유의 대가를 어떻게 되돌려주는가.

아웃사이드 랜즈는 2008년부터 골든게이트 파크에서 열려 왔다. 2026년은 8월 7~9일 사흘간, 7개 스테이지에 찰리 XCX·루퍼스 두 솔·더 스트록스가 헤드라이너로 오르고 티켓은 매진됐다. 주최는 어나더 플래닛 엔터테인먼트(APE)로, 본히루 페스티벌을 만든 슈퍼플라이 등과 함께 시작했다.

이 행사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공원 사용의 대가가 선의나 협찬이 아니라 계약 조건으로 쓰여 있다는 것이다. 2026년 7월 샌프란시스코시가 승인한 골든게이트 파크 공연 허가 연장 조건을 보면, 주최사는 시에 연 153만~229만 5천 달러 또는 공연 총수입의 5% 중 큰 금액을 지불한다. 초기 허가는 3년(2029년까지)이고 최장 9년까지 연장될 수 있다. 여기에 매년 시내에서 무료 공연 3회 개최, 인접 지구에 기존 3만 달러 외 연 1만 달러 추가 기여, 그리고 티켓 소지자의 Muni(시 대중교통) 무료 이용 부담이 조건으로 붙는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배울 점은 금액 자체가 아니라 대가의 형식이다. 셋 다 성격이 다르다 — 하나는 공원 관리 예산으로 들어가는 현금이고, 하나는 티켓을 못 산 시민에게 돌아가는 무료 공연이며, 하나는 소음과 교통을 감당하는 인접 주민에게 직접 가는 몫이다. 공원을 쓰면서 발생하는 부담이 누구에게 어떻게 떨어지는지를 나눠 보고, 각각에 대응하는 항목을 따로 만든 셈이다. 국내에서 하천부지·도심공원·광장을 쓰는 행사가 사용료 한 줄로 끝내는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규모의 근거도 외부 조사로 남아 있다. 베이에어리어 카운슬 경제연구소가 주최 측 의뢰로 수행한 조사(2026년 6월 발표)에 따르면, 2025년 골든게이트 파크에서 열린 세 개 행사(8월 1일 데드 앤 컴퍼니, 8월 8~10일 아웃사이드 랜즈, 8월 15일 잭 브라이언·킹스 오브 리온)의 합계 관람객은 43만 7,000명, 베이에어리어 전역 경제효과는 2억 4,510만 달러, 샌프란시스코시 기준으로는 1억 9,310만 달러다. 상근환산 1,272개 일자리, 임금 1억 1,040만 달러, 주·지방세 3,250만 달러, 호텔 11만 2,800박이 함께 집계됐다. 지출 구성은 숙박 29%, 행사장 내 소비 24%, 행사장 밖 식음료 19% 순이었다(주최 측 의뢰 조사).

식음료 — 100곳을 ‘전부’ 지역 식당으로 채운다는 규칙

식음료

식음료(그린박스 06)에서 대형 행사가 가장 흔히 택하는 길은 대형 케이터링사 한두 곳과 계약해 표준화된 메뉴를 파는 것이다. 운영이 쉽고, 정산이 단순하고, 위생 리스크가 관리된다. 대신 그 행사에서 먹은 음식은 어느 도시에서 먹어도 같은 음식이 되고, 매출은 지역 밖으로 나간다.

아웃사이드 랜즈의 푸드존 ‘테이스트 오브 더 베이 에어리어(Taste of the Bay Area)’는 정반대 규칙을 택했다. 참여 식당 100곳이 예외 없이 베이에어리어 지역 업소다. 주최 측의 표현은 "다른 어떤 페스티벌에서도 먹을 수 없는 음식"이고, 슬로건은 "음악을 보러 와서 음식 때문에 머문다(Come for the music. Stay for the food.)"이다. 2026년 라인업에는 113년 된 카우할로우의 발보아 카페, 오리지널 조스, 페리스 같은 오래된 샌프란시스코 식당이 처음 들어왔고, 에티오피아·아프로라틴(메스키), 나이지리아(졸로프 키친), 필리핀(레스토랑 나이데스), 인도(코프라) 같은 이주민 요리, 와이즈 선스 × 아웃타 사이트 피자, 림스 × 라이언 댄스 카페처럼 두 가게가 한 부스에서 협업하는 메뉴도 있다. 큐레이션은 2010년부터 이 일을 맡아 온 베이에어리어 거주자 타냐 콜라가 담당한다.

이 설계가 그린이벤트 관점에서 의미 있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푸드 마일리지와 지역경제가 한 번에 잡힌다. 지역 식당은 대체로 지역 공급망을 이미 쓰고 있다. 주최자가 식재료 조달 기준을 일일이 감사하지 않아도, 참여 자격을 지역 업소로 한정하는 것만으로 상당한 부분이 따라온다. 검증 비용이 낮은 기준이라는 뜻이다.

둘째, 음식이 콘텐츠가 되면 요구 수준을 높일 수 있다. 푸드존이 ‘부대시설’일 때는 입점사에게 퇴비화 식기나 채식 옵션을 요구하기 어렵다. 그러나 음식 자체가 행사를 보러 오는 이유 중 하나가 되면, 입점은 경쟁이 되고 주최자의 요구는 조건이 된다. 실제로 이 행사의 식기 규격 통일(다음 절)이 가능한 배경에는 입점 경쟁이 있다.

셋째, 식이 다양성이 옵션이 아니라 기본 필터로 들어가 있다. 공식 푸드 목록은 채식·비건·글루텐프리·할랄로 필터링해서 볼 수 있다. 100곳 규모에서 이 필터가 의미 있게 작동하려면 개별 부스가 아니라 목록 설계 단계에서 다양성을 안배해야 한다. 할랄이 목록 필터에 들어가 있다는 점은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 종교적 식이 요구를 ‘특별 요청’이 아니라 일반 정보로 다루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자원순환 — 89%는 도시의 처리 체계에 규격을 맞춘 결과다

자원순환

자원순환(그린박스 03)에서 페스티벌의 폐기물 전환율이 높다고 할 때, 그 숫자가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따져 봐야 한다. 현장에서 분리한 것과 최종적으로 처리된 것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드 랜즈는 2025년 폐기물의 89%를 매립에서 전환해 33만 파운드(약 150톤) 이상을 매립지 밖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위키피디아에 정리된 기록으로는 2022년에도 90%를 넘겼다. 처리는 클린바이브스(Clean Vibes)와 샌프란시스코 환경국이 함께 맡는다. 재활용 대상에는 골판지·캔뿐 아니라 시공 자재, 식용유, 섬유류가 포함된다.

이 숫자가 나오는 구조의 핵심은 식기 규격이다. 일회용 컵·접시·그릇·수저가 100% 퇴비화 가능 재질(대나무 또는 종이)로 통일돼 있고, 2025년부터는 샌프란시스코의 산업 퇴비 처리 시스템에서 완전히 분해되도록 설계된 종이컵으로 확대했다.

마지막 문장이 중요하다. ‘생분해성’이라는 표시는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어떤 조건에서 얼마 만에 분해되는지, 그리고 그 조건을 갖춘 처리시설이 그 도시에 실제로 있는지가 전부다. 국내 행사에서 흔히 벌어지는 실패가 여기서 나온다 — 생분해 식기를 도입했지만 개최지에 산업 퇴비화 시설이 없어 결국 일반 소각·매립으로 가고, 분리배출만 늘어나고 전환율은 그대로인 경우다. 아웃사이드 랜즈는 반대로 갔다. 도시가 처리할 수 있는 규격을 먼저 확인하고, 거기에 맞춰 식기를 통일하고, 그 도시의 환경국을 처리 파트너로 넣었다. 100곳이나 되는 입점사를 하나의 규격으로 묶을 수 있었던 것도 기준이 "친환경 식기를 쓰세요"가 아니라 "이 도시의 퇴비 시설에서 분해되는 이 규격을 쓰세요"였기 때문이다.

일회용을 줄이는 층위도 따로 있다. 와인 랜즈와 비어 랜즈 구역에는 재사용 스틸 컵을 두고 사흘 내내 같은 컵을 다시 쓰도록 안내한다. VIP 구역의 카펫은 재활용 가능한 소재를, 인조잔디는 재사용 가능한 것을 쓴다. 스태프 유니폼은 매년 버려지는 일회용 티셔츠 대신 재사용 조끼로 바꿨다.

스태프 조끼 항목은 작아 보이지만 상징적이다. 행사 굿즈·유니폼·스태프 티셔츠는 거의 모든 행사가 매회 새로 찍고 끝나면 버리는 품목인데, 이 소비는 폐기물 통계에 잘 잡히지도 않는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반복 소비를 찾아 재사용으로 바꾸는 일은, 전환율 숫자를 1%p 올리는 것보다 조직의 습관을 바꾸는 데 더 크게 작용한다.

행사장 안에는 창설 때부터 이어져 온 상설 구역 에코 랜즈(Eco Lands) 가 있다. 환경 관련 비영리단체가 참여하고 도시 원예 워크숍과 파머스마켓이 열린다. 관람객에게 지속가능성을 설명하는 공간을 부대 프로그램이 아니라 행사 창설 시점부터의 고정 구역으로 둔 점이 특징이다.

이동·교통 — 주차장을 안 만드는 것이 가장 강력한 교통 대책

교통·이동

이동·교통(그린박스 05)은 대부분의 행사에서 탄소 배출의 최대 항목이면서 주최자가 가장 소극적으로 다루는 영역이다. 관람객의 이동 수단은 관람객이 정하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드 랜즈의 답은 단순하다. 행사장에 일반 관람객용 주차장이 없다. 야간 차량 주차도 금지다. 대신 그 자리를 다음이 채운다.

셔틀 — 시내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왕복 사전 결제 셔틀. 매일 오전 11시부터 상시 운행하고, 마지막 행선 셔틀은 오후 8시, 복귀 셔틀은 공연 종료 1시간 뒤까지.

BART(광역전철) — 금~일 밀브레 방면 약 오전 1시, 이스트베이 방면 약 오전 12시 30분까지 연장 운행. 금요일 오후 3시 이후와 주말 전일 역 주차 무료.

Muni(시내버스·전차) — 공원행 5·5R 풀턴 노선 증차, 귀가 전용 5X 시빅센터 급행 신설, N 주다 전차 증차.

자전거 — 무료 자가 주차 구역, 그리고 북문·남문의 베이 휠스(Bay Wheels) 공유자전거 밸릿. 밸릿 직원이 자전거를 대신 세워 주고, 돌아갈 때 탈 자전거를 찾아 준다.

그 밖에 라임 킥보드와 리프트 공식 승하차 존(발보아 & 30번가, 어빙 스트리트 25~27번가 구간)이 있다.

여기서 설계상 가장 앞선 부분은 공유자전거 밸릿이다. 공유자전거로 행사장에 가는 사람이 실제로 겪는 문제는 ‘거치대가 꽉 차서 반납을 못 하는 것’과 ‘돌아갈 때 근처에 자전거가 한 대도 없는 것’이다. 무료 자전거 주차장을 아무리 크게 만들어도 이 두 가지는 해결되지 않는다. 밸릿은 그 두 지점을 사람이 개입해 메운다.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는 대신, 자전거 이용이 실패하는 지점을 찾아 그것만 고친 사례다.

주차장을 만들지 않는 결정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 홍보와 주차장 운영을 동시에 하면 관람객은 대개 주차장을 고른다. 주차 수요는 공급이 만드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공급을 끊는 것이 캠페인보다 확실하다. 다만 이것이 가능한 전제는 대체 수단이 실제로 촘촘하다는 것이다 — 심야 연장 운행, 증차, 전용 급행 노선이 함께 있어야 한다. 주차장부터 없애고 대체 수단을 나중에 논의하면 그 부담은 인근 주택가 골목 주차로 그대로 옮겨 간다.

접근성 — ‘신청 기한이 적힌’ 접근성

접근성

접근성(그린박스 08)에서 행사 홈페이지의 접근성 안내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가르는 기준은 하나다. 관람객이 무엇을, 어디서, 언제까지 요청해야 하는지가 적혀 있는가.

아웃사이드 랜즈의 접근성 안내는 그 기준을 대체로 충족한다.

관람 플랫폼 — 수트로·트윈픽스·랜즈엔드 3개 스테이지에 휠체어 이용자 및 이동 장애인용 전용 관람 플랫폼. 플랫폼마다 접근성 화장실이 바로 옆에 배치되고, 연회용 접이식 의자가 놓인다.

액세스 센터 — 36번가와 JFK 드라이브 교차점에 상설 운영. 정보 안내와 편의 제공 조율을 한곳에서 맡는다.

장내 이동 — 요청 시 골프카트 셔틀이 관람 플랫폼·액세스 센터·출입구를 잇는다. 전동휠체어나 큰 보조기구 이용자를 위한 휠체어 탑승 밴이 따로 있다. ADA 주차는 선착순 소수.

충전 — 전동휠체어·스쿠터 충전소. 보조청취기기는 액세스 센터에서 대여한다.

수어통역 — 30일 이상 전에 access@sfoutsidelands.com으로 신청.

그 밖에 — 액세스 센터에서 발급하는 목걸이 태그를 단 보조견 동반, 사물함이 있는 개별 수유·유축 텐트, 사진 신분증과 처방 라벨이 일치하는 처방약 반입, 의사 소견서가 있는 경우 의료상 필요한 음식 반입, ADA 전용 출입구 승하차 지원, 액세스 센터 직원의 승차공유 호출 지원.

이 목록에서 배울 점은 항목의 개수가 아니라 세 가지 문장의 형식이다.

첫째, 기한을 명시했다. "수어통역 제공 가능"이 아니라 "30일 이상 전에 이 주소로 신청"이다. 기한이 없는 약속은 행사 3일 전에 요청이 들어왔을 때 무너지고, 무너진 책임은 요청한 사람에게 돌아간다. 기한과 창구를 함께 쓰면 관람객은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주최자는 통역사를 확보할 수 있다.

둘째, 접근성 화장실을 관람 플랫폼 옆에 붙였다. 접근성 시설을 각각 갖추는 것과 동선상 이어 놓는 것은 다르다. 플랫폼은 무대 앞에 있고 접근성 화장실은 게이트 근처에 있다면, 화장실에 한 번 다녀오는 일이 공연 한 곡이 아니라 30분을 쓰는 일이 된다. 시설 목록이 아니라 동선으로 접근성을 설계했다는 신호다.

셋째, 의료·수유·처방약 같은 ‘비가시적 필요’를 함께 다뤘다. 접근성을 휠체어 문제로만 좁히지 않고, 당뇨 환자의 음식 반입이나 수유 중인 관람객의 공간처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필요를 같은 페이지에 놓았다. 이 항목들이 별도 페이지가 아니라 접근성 안내 안에 있다는 배치 자체가 정책이다.

에너지·용수 — 발전기를 바꾸고, 물은 팔지 않고 준다

에너지·물

에너지·용수(그린박스 04)에서 야외 페스티벌의 전력은 거의 전부 디젤 발전기에서 나온다. 공원에는 대용량 상시 전원이 없기 때문이다.

아웃사이드 랜즈는 배터리 시스템과 바이오 기반 R99 재생디젤의 조합으로 운영한다고 밝힌다. 주최 측 표기로는 R99가 표준 경유 대비 최대 80% 적은 배출을 낸다. 아티스트 컴파운드와 조명 타워는 태양광으로 돌린다.

이 대목은 그대로 받아 적기보다 조건을 붙여 읽을 필요가 있다. 재생디젤의 감축 효과는 원료가 무엇이고 어떻게 조달됐는지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폐식용유·수지 등 원료의 실제 지속가능성을 두고 국제적으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최대 80%"는 상한값이고, 어떤 산정 경계에서 나온 값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실무적으로 중요한 것은 별개다 — 상시 전원이 없는 공원에서 디젤 발전기를 그대로 두는 것과, 부하가 낮은 시간대를 배터리로 덮고 남은 부하를 대체연료로 돌리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리고 배터리·태양광 적용 대상이 조명 타워와 아티스트 컴파운드처럼 부하가 작고 예측 가능한 곳부터라는 점도 현실적이다. 메인 스테이지 PA를 배터리로 덮는 일은 아직 대부분의 행사에서 무리다. 가능한 곳부터 순서대로 넘긴 것이다.

용수 쪽은 더 단순하다. 행사장 곳곳에 무료 정수 리필 스테이션이 있고, 개인 물병을 가져오거나 캔 워터를 사거나 기념 캔틴·컵을 사서 계속 채워 쓰도록 안내한다.

물을 무료로 주는 결정에는 늘 매출 손실이 따라붙는다. 그럼에도 이 선택이 표준이 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름 야외 행사에서 물 접근성이 안전 문제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생수병이 페스티벌 폐기물에서 부피 기준으로 가장 큰 항목 중 하나라는 것이다. 앞 절의 89% 전환율은 ‘버려진 것을 잘 분리한 결과’만이 아니라 ‘생수병이 애초에 덜 나온 결과’이기도 하다. 폐기물 대책과 용수 대책이 같은 조치 하나로 해결되는 흔치 않은 지점이다.

한계 — 잔디밭을 콘크리트로 덮고 남은 질문

행사 장소

이 사례를 우수사례로 소개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장소의 대가다.

2021년 10월 축제로 인한 훼손이 폭우와 겹치면서 골든게이트 파크 폴로필드는 대대적인 보수를 위해 폐쇄됐다. 시 공원관리국(Rec & Park)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구역은 "쉽게 훼손돼 질척해지고 관개시설이 파손되며 보수 비용이 많이 드는" 상태였다. 그래서 2022년, 폴로필드 서쪽 끝이 분쇄 화강암을 주로 하고 훼손이 특히 심한 구역에는 철근 콘크리트를 넣는 방식으로 포장됐다. 비용 약 40만 달러는 어나더 플래닛 엔터테인먼트가 시와의 협약에 따라 부담했다.

공원관리국은 이 포장이 대형 행사의 반입·반출 부담을 줄이고 물 사용과 유지관리 인력을 아낀다고 설명했고, 실제로 이 면은 라크로스 대회 두 개, 축구 대회, 얼티밋 프리스비 대회, 게일릭 풋볼 대회 등에도 쓰인다. 그러나 공원 이용자들의 반응은 달랐다. 인구 밀집 도시에서 녹지를 지키자는 취지를 문자 그대로 덮어 버린 것 아니냐는 비판, 공공 공원 공간을 사적으로 쓰고 수익화하는 데 시가 협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완공 직후 동쪽 가장자리 콘크리트가 아웃사이드 랜즈 장비 매트의 압력으로 부서지는 일도 있었고, 보수비는 축제 측이 부담했다.

2026년 7월 허가 연장 심의에서도 인접 주민들은 소음, 주차난, 쓰레기를 이유로 반대했다. 한 주민은 샌프란시스코 마라톤과 일정이 겹치면 "3주 연속" 공원 주변이 통제된다고 지적했고, 다른 주민은 공원에 만들어진 콘크리트 면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한계에서 그린이벤트 실무자가 가져갈 결론은 두 가지다.

첫째, 행사가 만든 피해를 행사가 낸 돈으로 복구했다는 사실은 회계상 정산일 뿐 환경적 정산이 아니다. 40만 달러는 시 예산을 지키지만, 포장된 잔디밭이 다시 잔디밭이 되지는 않는다. 반복 개최되는 행사가 장소에 남기는 변화는 매회 원상복구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다. 회차마다의 원상복구 계획과 별개로, 10년 뒤 이 장소가 어떤 상태일지를 묻는 계획이 필요하다.

둘째, 효율과 보전이 충돌할 때 무엇을 택했는지 기록으로 남는다. 콘크리트 포장은 물과 인력을 아끼고 반입·반출을 쉽게 하는 합리적 선택이었고, 실제로 다른 스포츠 행사도 그 면을 쓴다. 동시에 그것은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린이벤트의 어려운 판단은 대개 이런 모양이다 — 한쪽 지표를 개선하는 조치가 다른 지표를 영구적으로 깎는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절차다. 무엇과 무엇을 견줬는지, 누가 반대했는지, 왜 그럼에도 그 선택을 했는지를 공개된 심의 기록으로 남기는 것. 아웃사이드 랜즈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마지막 항목은, 그 논쟁이 실제로 공개된 자리에서 벌어졌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다. 국내에서 공원·하천·광장을 쓰는 대형 행사가 늘고 있는 만큼, 사용료 산정 방식과 원상복구 기준, 인근 주민 몫을 계약 단계에서 문서로 분리해 두는 일은 지금 시작해도 이르지 않다.

SOURCES

근거·출처

아래 링크는 새 창에서 열립니다. 수치·사실은 각 출처를 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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