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TRENDS · 2026-W40 · 9월 5주차 · 2026년 9월 28일
누가, 어디서, 무엇으로 확인하는가 — 베를린의 축제 콘퍼런스는 인증 심사를 자기 행사장에서 받기로 했고, 짓지 않고 빌린 선택들은 계약서 위에 청구서를 받았다
이번 주 지속가능 이벤트 소식의 공통점은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베를린의 축제 업계 콘퍼런스 퓨처 오브 페스티벌스는 행사 지속가능성 경영 국제표준 심사를 11월 자기 행사가 열리는 현장에서 받기로 했고, 프랑스 광고주연합은 행사 탄소를 재는 여러 방법이 서로 무엇이 다른지 비교할 수 있게 공통 기준을 고쳤습니다. 호텔 그룹의 안내서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협회가 66%인데 체계를 갖춘 곳은 3%라는 간격에서 출발했고, 미국에서는 경기장에 메달을 주는 연결망과 판촉물 업계 40명의 공동 작업이 나란히 나왔습니다. 반대편에는 새로 짓지 않고 빌리는 선택의 비용이 있습니다. 선수촌 없이 크루즈선과 컨테이너로 치른 일본의 아시안게임은 예산보다 늘어난 인원에서, 푸드트럭 13대에 다회용기를 댄 여수세계섬박람회는 3억 원이라는 계산서에서 그 비용이 드러났습니다. 방향이 옳은 선택이 결과도 옳으려면 조건을 언제 거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이번 호의 결론입니다.
이번 주 핵심 (THIS WEEK POINT)
이번 주 소식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행사 지속가능성의 무게중심이 조치에서 확인으로 옮겨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베를린의 축제 콘퍼런스는 심사원을 9,000명 넘는 방문객이 오는 자기 행사장에 부르기로 했고, 프랑스는 같은 행사를 두 업체가 다르게 재는 문제를 풀려고 측정 방법들을 나란히 놓았습니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는 협회는 66%인데 체계를 갖춘 곳은 3%라는 숫자가 그 간격을 보여 줍니다. 다른 한쪽에서는 짓지 않고 빌리는 선택들이 비용을 드러냈습니다. 아시안게임의 임시 숙소는 예산 기준 1만 5,000명을 넘은 인원에서, 여수의 다회용기는 푸드트럭 한 대에 약 2,300만 원이라는 단가에서 청구서를 받았습니다.
- 좋은 조치보다 그것을 묶는 뼈대가 먼저다 — 베를린의 진단에서 빠진 것은 조치가 아니라 누가 책임지고, 목표를 어떻게 재고, 협력 업체에 무엇을 요구하는지였다. 올해 행사의 폐기물·다회용기·대중교통 안내가 누구 책임이고 어떤 숫자로 확인되는지 한 장으로 적는 것이 출발점이다.
- 숫자에는 계산 방법을 한 줄 붙인다 — 두 제안서의 탄소 숫자는 같은 방법으로 쟀을 때만 비교된다. 발주처라면 제안서 평가표에 측정 방법 공개 여부를 한 줄 넣는 것만으로 시작할 수 있다.
- 빌리는 선택은 더 이른 설계를 요구한다 — 새로 지을 때는 여유분이 건물 안에 숨지만 빌릴 때는 계약서 위에 올라온다. 인원의 예비분을 계약에 넣고, 다회용기 같은 조건은 입점 모집 공고에 처음부터 넣는 편이 같은 효과를 더 싸게 얻는다.
01. 이번 호 핵심 신호
인증 심사를 자기 행사장에서 받는다 — 베를린 축제 콘퍼런스의 국제표준 도전
베를린에서 해마다 열리는 축제 업계 콘퍼런스 퓨처 오브 페스티벌스가 행사 운영 전체를 행사 지속가능성 경영 국제표준(ISO 20121)의 개정판에 맞춰 다시 짜고 있습니다. 자문사와 함께 현황을 진단했고, 지금은 체계를 실제로 만드는 중입니다. 첫 심사는 10월 초, 둘째 심사는 11월 25일과 26일 올해 행사가 열리는 현장에서 받습니다. 그 이틀 동안 9,000명 넘는 방문객이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단에서 드러난 것은 좋은 조치는 이미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디지털 입장권, 전단 인쇄 중단, 다시 쓸 수 있는 자재, 폐기물 분리, 대중교통 이용 권장이 있었습니다. 빠진 것은 그것을 묶는 뼈대였습니다. 누가 책임지는지, 목표를 어떻게 재는지, 협력 업체에 무엇을 요구하고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새로 정하고 있습니다. 심사원이 관객이 드나드는 현장을 직접 보게 되니, 서류가 아니라 실제 동선이 증거가 됩니다. 주최 측은 이 도전으로 업계에 체계적인 지속가능 경영의 본보기를 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근거 — 최근 4주 동안 새로 모은 기사 가운데 ISO 20121을 언급한 글은 7개 매체 19건으로 그 전 4주(15건)보다 조금 늘었고, 한국 매체에서는 한 건도 없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코엑스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최하는 2026 대한민국 ESG 친환경대전이 열립니다. 녹색제품과 자원순환, 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박람회입니다. 이런 행사일수록 전시 내용과 행사 운영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가 관람객과 출품 기업의 신뢰를 좌우합니다. 베를린 사례에서 배울 것은 인증 자체보다 순서입니다. 좋은 조치를 하나씩 늘리기 전에, 책임자와 목표와 협력 업체 요구 사항을 한 장의 체계로 먼저 묶는 것입니다. 국내 행사 주최자라면 올해 행사의 폐기물 분리, 다회용기, 대중교통 안내가 누구 책임이고 어떤 숫자로 확인되는지부터 적어 보는 것이 출발점이 됩니다. 인증 심사를 받지 않더라도 그 한 장이 다음 해 행사의 기준선이 됩니다. 행사가 끝난 뒤 그 숫자를 다음 해 목표로 옮겨 적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면, 그것이 곧 국제표준이 요구하는 지속적 개선입니다.
출처 · 독일 이벤트 전문지 이벤트 파트너의 퓨처 오브 페스티벌스 ISO 20121 로드맵 보도(첫 심사 10월 초, 둘째 심사 11월 25~26일 행사 현장, 방문객 9,000명 이상 예상)
줄이기 전에 비교부터 — 프랑스의 행사 탄소 측정 기준과 친환경 장소의 가격 차
프랑스 광고주연합이 광고·행사 같은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탄소를 재는 공통 기준 오네프레임의 2026년판을 냈습니다. 계산기가 아니라, 업계에 흩어진 여러 측정 방법이 서로 무엇이 다른지 한눈에 비교하게 해 주는 설명서에 가깝습니다. 이번 판에서 행사 부분이 크게 바뀌었습니다. 참가자 이동, 숙박, 식사, 에너지, 설치, 폐기물이 한꺼번에 들어가는 행사의 특성에 맞춰, 프랑스 행사업 단체가 만든 방법을 끌어왔습니다. 같은 행사를 두 업체가 다른 가정으로 재면 비교할 수 없는 숫자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같은 주 기업 행사 예약 플랫폼 카크투스의 조사도 나왔습니다. 2025년 기업 행사의 34%가 지속가능성 라벨을 받은 장소에서 열렸고, 그런 장소의 추가 비용은 20%에서 16%로 줄었습니다. 숙박형 워크숍의 참가자 1인당 예산은 397유로였고, 그중 숙박과 식사가 83%를 차지했습니다. 행사대행사는 쓰던 계산 도구를 그대로 쓰되, 그 도구가 어떤 가정을 깔고 있는지를 같은 말로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근거 — 행사와 탄소 측정을 함께 다룬 기사는 최근 4주 20개 매체 24건으로 그 전 4주(38건)보다 오히려 줄었고, 한국 매체에서는 한 건도 없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국내 공공 행사 입찰은 아직 탄소를 묻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최근 사업비 2억 1,000만 원 규모의 2027 논산세계딸기엑스포 학술대회 운영 용역 입찰을 두고 업계에서 나온 논의도, 평가의 무게가 매출액·수행 실적·전담 인력 같은 정량 항목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발주처가 탄소를 묻기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제안서에 쓴 숫자가 어떤 방법으로 계산됐고 참가자 이동을 넣었는지를 한 줄로 밝히게 하는 규칙입니다. 그 한 줄이 있어야 두 제안서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가격 자료도 참고가 됩니다. 친환경 장소의 추가 비용이 줄어들수록, 프로그램 하나를 줄여 장소를 바꾸는 선택이 예산 안에서 가능해집니다. 제안서 평가표에 측정 방법 공개 여부를 가점 항목으로 한 줄 넣는 것만으로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출처 · 프랑스 이벤트 전문 매체의 오네프레임 2026년판 행사 탄소 측정 개편 보도 · 같은 매체의 카크투스 기업 행사 지표 보도(2025년 기업 행사 34% 라벨 장소, 추가 비용 20%→16%, 숙박형 워크숍 1인당 397유로)
중요하다는 66%와 실행하는 3% — 협회 행사를 위한 호텔 그룹의 안내서
래디슨 호텔 그룹과 도시 지속가능성 평가 단체 GDS-무브먼트가 협회와 국제회의기획사를 위한 지속가능 행사 안내서를 냈습니다. 출발점이 된 숫자가 인상적입니다. 협회의 66%가 지속가능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지만, 운영에 실제로 반영한 곳은 34%가 채 안 되고, 체계를 갖춘 곳은 3%뿐입니다. 호텔 그룹의 책임자는 업계에 없는 것은 인식이 아니라 실행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안내서는 새 사업을 늘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개최 도시와 장소와 업체가 해마다 바뀌어도 똑같이 반복하고 잴 수 있는 방식을 세우라고 권합니다. 개최지 파트너를 일찍 부르고, 인증받은 업체를 우선하고, 행사의 사회적 유산을 설계에 넣고, 참가자의 저탄소 이동을 계획하고, 측정과 보고의 틀을 만들라는 것입니다. 도시를 고를 때는 74개 지표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비교한 자료를 쓰라고도 권합니다. 여러 도시를 돌며 해마다 회의를 여는 협회의 사정에 맞춘 조언입니다.
근거 — 최근 4주 동안 4개국 9개 매체가 「행사 지속가능성」 이야기를 다뤘고, 전체 기사량을 감안해도 직전 4주보다 약 2.3배 늘었다. 한국 매체에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서울관광재단은 2025년 7월부터 국제회의의 경제 효과를 재는 계산기를 한국 사정에 맞게 고쳐 쓰고 있고, 2026년 상반기에 지원한 국제회의 40건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약 332억 원으로 계산했습니다. 참가자의 숙박비·식음료비·교통비를 실제 소비 자료로 잡는 방식입니다. 이 자료에는 참가자가 어디서 왔고 며칠 머물렀는지가 이미 들어 있어서, 이동과 숙박에서 나온 배출을 추정하는 데 필요한 재료와 상당 부분 겹칩니다. 경제 효과와 배출을 한 표에 나란히 보여 주는 개최 도시는 아직 드뭅니다. 국제 협회 행사를 유치하려는 국내 도시와 기획사에게는 이 한 표가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제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지원 신청 단계에서 참가자의 출발 국가와 교통수단을 함께 받아 두는 것이 그 첫걸음이고, 따로 조사를 벌이지 않아도 됩니다.
출처 · 미국 미팅 전문지 노스스타 미팅스 그룹의 래디슨·GDS-무브먼트 협회 행사 안내서 보도(중요 66%, 운영 반영 34% 미만, 체계 3%)
02. 인증·표준 워치 — 무엇이 그린워싱과 진짜를 가르는가
메달은 늘고 무대는 커졌다 — 뉴욕 경기장 메달과 런던 녹색 행사 콘퍼런스의 이전
뉴욕 기후 주간에 경기장·공연장의 지속가능 운영 연결망 GOAL이 세 번째 메달 시상식을 열고 23곳에 메달을 줬습니다. 시애틀의 클라이밋 플레지 아레나, 맨체스터의 코옵 라이브, 오스틴의 무디 센터가 최고 등급에 올랐고, 재사용·에너지·물 절약 부문의 상도 따로 주어졌습니다. 이 연결망은 대형 공연장 운영사와 프로 구단들이 함께 세웠고, 에너지·물·폐기물·식음·교통에서 검증된 실천을 인정한다고 밝힙니다. 올해 수상 목록에는 리버풀의 안필드처럼 오래된 축구장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런던에서는 녹색 행사 인증 단체 어 그리너 퓨처가 여는 녹색 행사·혁신 콘퍼런스가 2027년 2월 23일 행사를 런던의 대형 공연장 O2로 옮긴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회차에는 26개국에서 450명 넘게 참석했고, 지난 10년 동안 머물던 호텔이 비좁아질 만큼 커졌습니다. 지속가능성이 음악 업계 행사의 곁가지가 아니라 독립된 무대로 섰다는 뜻입니다.
근거 — 경기장·공연장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다룬 기사는 최근 4주 82개 매체 157건으로 그 전 4주(179건)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한국 매체에서는 1건뿐이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국내에서도 행사장의 친환경 운영이 상으로 인정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천관광공사는 9월 15일 제13회 국가공헌대상에서 친환경 관광·MICE 성과로 장관상을 받았고, 송도컨벤시아의 국제 친환경 인증 경험을 호텔과 섬 관광, 축제·공연으로 넓히겠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메달 목록을 볼 때 기억할 점은 상의 무게가 심사 기준과 검증 주체의 공개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국내 경기장이나 공연장이 이런 상에 도전하거나 자체 시상을 만든다면, 수상 사유가 된 에너지·물·폐기물 수치를 함께 공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숫자가 붙은 상은 다른 시설이 따라 할 수 있는 기준이 되고, 숫자가 없는 상은 홍보로만 남습니다. 수상 뒤 1년 동안 그 수치가 어떻게 변했는지까지 발표한다면, 상은 한 번의 행사가 아니라 업계의 기준이 됩니다.
출처 · 미국 공연 전문지 폴스타의 GOAL 메달 시상식 보도(23곳 수상) · 영국 이벤트 업계 매체의 어 그리너 퓨처 녹색 행사·혁신 콘퍼런스 2027년 O2 이전 발표(지난 회차 26개국 450명 이상)
한 회사의 공급망 배출은 다른 회사의 운영 배출이다 — 미국 판촉물 업계의 공동 작업
행사에서 나눠 주는 기념품과 판촉물을 만드는 미국 업계의 지속가능성 책임자 약 40명이 콜로라도에서 사흘 동안 기후 영향 포럼을 열었습니다. 이름은 약속보다 증명입니다. 패널 토론이 아니라 다섯 개 작업반으로 나뉘어 구체적인 제안을 만든 작업 회의였습니다. 업계 상위 기업부터 작은 회사까지 한 자리에 앉았습니다.
나온 제안 가운데 두 가지가 눈에 띕니다. 공급사에게 보내는 지속가능성 자료 요청 양식을 업계 공통으로 맞추자는 것, 그리고 작은 회사들이 탄소 측정 같은 비용을 함께 나눠 지는 공동 구매 모임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판촉물 업계는 공장이 몇몇 지역에 몰려 있고 공급망이 길어, 더위와 홍수와 물 부족이 벌써 사업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 참가자들의 공통된 진단이었습니다. 한 참가자의 말이 이 모임을 요약합니다. 한 회사의 공급사 배출은 곧 다른 회사의 운영 배출이라는 것입니다. 운영위원회는 지금 이 제안들을 업계 지침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근거 — 판촉물·굿즈와 탄소·기후를 함께 다룬 기사는 최근 4주 12개 매체 22건으로 그 전 4주(18건)보다 조금 늘었고, 한국 매체에서는 1건이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국내에는 제품 하나의 탄소 수치를 공인하는 환경성적표지 제도가 이미 있고, 배출이 적으면 저탄소 제품 인증을 받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8월 기준 19개 제품이 이 표지를 받았고 그 가운데 12개가 저탄소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음료 같은 소비재에서는 이미 판매 경쟁의 도구가 된 셈입니다. 그런데 축제와 기업 행사에서 나눠 주는 굿즈를 살 때는 대개 소재와 가격만 묻고 탄소는 묻지 않습니다. 행사 주최자가 견적을 받을 때 제품별 소재, 제조국, 운송 방식을 함께 적어 달라고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행사 전체의 탄소를 어림할 재료가 생깁니다. 다만 작은 굿즈 업체에 측정 부담만 떠넘기면 큰 업체만 남는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비용을 나누는 장치가 곁에 있어야 공통 양식이 부담이 아니라 도움이 됩니다.
출처 · 미국 판촉물 업계 매체 ASI의 약속보다 증명 기후 영향 포럼 보도(지속가능성 책임자 약 40명, 다섯 개 작업반)
03. 축제·이벤트 현장 적용 + 한국에 올까?
선수촌을 짓지 않은 대회 —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숙소 논란
9월 19일 개막한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선수촌을 새로 짓지 않았습니다. 비용을 줄이고 환경 부담을 덜기 위해 선수와 관계자를 크루즈선, 임시 컨테이너 숙소, 호텔에 나눠 재우기로 한 것입니다. 대형 대회가 남기는 가장 큰 건축물을 처음부터 빼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원이 예산을 넘었습니다. 조직위는 선수와 임원을 최대 1만 5,000명으로 잡았는데 실제로는 1만 6,000~1만 7,000명 수준으로 늘 것으로 예상됐고, 조직위원장인 아이치현 지사는 1만 5,000명분 넘게는 지불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개막을 앞두고는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 변준형 선수가 물이 새는 컨테이너 숙소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고, 필리핀 선수단의 코치들은 따로 숙소를 구해야 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조직위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는 기한 안에 등록한 선수단에는 적절한 숙소가 제공되고 있다는 공동 성명을 냈습니다. 짓지 않는 선택은 옳았지만, 임시 숙소는 필요한 만큼만 빌리기 때문에 여유분이 없으면 곧바로 문제가 드러납니다.
근거 — 아시안게임과 선수 숙소를 함께 다룬 기사는 최근 4주 13개 매체 19건으로 그 전 4주(10건)의 두 배 가까이 됐고, 그중 14건이 한국 매체였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이번 일은 인원 예측이 지속가능한 행사 설계의 바닥이라는 점을 보여 줍니다. 국내 사례는 반대 방향에서 같은 교훈을 줍니다. 700억 원 넘게 들인 여수세계섬박람회는 관람객이 기대에 못 미치자 추가 행사를 긴급 편성했습니다. 사람이 예상보다 많으면 임시 숙소와 설비가 모자라고, 예상보다 적으면 새로 지은 시설과 쓰지 않은 자원이 남습니다. 새로 짓지 않고 빌리는 방식을 택하는 국내 대회라면 계약 단계에서 예상 인원의 일정 비율을 해지 가능한 예비분으로 잡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 비용은 친환경 예산이 아니라 위험 관리 예산으로 보는 것이 정직합니다. 일본은 반년 뒤 요코하마에서 국제원예박람회를 열 예정이라, 그 준비 과정도 함께 지켜볼 만합니다. 임시 숙소의 점검 주기와 예비 객실 계획을 미리 공개하는 것도 참가자의 불안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출처 · 일본 광고·마케팅 매체 애드버타임스의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숙소 논란 보도(예산 기준 최대 1만 5,000명, 실제 1만 6,000~1만 7,000명 예상)
푸드트럭 13대에 3억 원 — 여수세계섬박람회 다회용기 사업의 계산서
여수시는 9월 15일 브리핑에서 여수세계섬박람회 주행사장의 푸드트럭 13대에 다회용기를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업비는 3억 원입니다. 전문 업체가 영업 전에 용기를 공급하고, 관람객이 쓴 용기를 따로 모아 세척·소독한 뒤 다시 공급하는 방식입니다. 섬음식마켓처럼 스스로 다회용기를 쓸 수 있는 시설은 별도 체계로 운영됩니다. 시는 일회용품을 줄이고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낮추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브리핑에서는 날카로운 질문도 나왔습니다. 푸드트럭을 모집할 때부터 친환경 용기 사용을 조건으로 걸었다면 따로 돈을 쓰지 않아도 되지 않았느냐는 것입니다. 시는 입점이 확정된 뒤에 일회용품을 줄이려고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고 답했습니다. 3억 원을 13대로 나누면 한 대에 약 2,300만 원입니다. 다회용기를 쓰는 방향은 옳았지만, 조건을 거는 순서가 비용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입니다.
근거 — 다회용기를 축제·행사와 함께 다룬 한국 기사는 최근 4주 15개 매체 28건으로 그 전 4주(30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 갔다.
현장에 주는 함의 — 다회용기를 이미 일상으로 쓰는 도시와 행사 한 번을 위해 처음 들이는 도시는 비용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경기장·축제·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약 8,124만 개를 썼다고 밝혔고, 배달의민족은 9월 18일부터 서울 전 지역으로 다회용기 배달을 넓혔습니다. 지역 안에 세척과 회수 체계가 있으면 축제는 그것을 빌려 쓰기만 하면 됩니다. 여수 박람회가 끝날 때 공급한 용기 수와 회수한 용기 수, 잃어버리거나 깨진 수를 공개한다면, 다음 여수 축제가 이 체계를 이어받을지 판단할 근거가 생깁니다. 그리고 다음 행사부터는 입점 모집 공고에 다회용기 사용 조건을 처음부터 넣는 것이 같은 효과를 더 싸게 얻는 길입니다. 회수율이 공개되면 다른 지역 축제도 같은 계산을 해 볼 수 있습니다.
출처 · 국내 매체 SR타임스의 여수세계섬박람회 다회용기 지원 보도(9월 15일 브리핑, 푸드트럭 13대, 사업비 3억 원)
04. 편집장의 글
① 누가, 어디서, 무엇으로 확인하는가
이번 주 소식을 나란히 놓으면 행사 지속가능성의 무게중심이 조치에서 확인으로 옮겨 가는 것이 보입니다. 베를린의 축제 콘퍼런스는 인증 심사원을 자기 행사장에 부르기로 했습니다. 프랑스는 행사 탄소를 재는 방법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한 권으로 정리했습니다. 뉴욕의 경기장 메달은 검증된 실천을 인정한다고 밝혔고, 판촉물 업계는 공급사에게 보낼 자료 요청 양식부터 맞추기로 했습니다. 네 장면을 잇는 연결 고리는 하나입니다. 모두 누가 확인하고, 어디서 확인하고, 무엇을 기준으로 확인하는지를 먼저 정하려는 움직임입니다.
이 흐름이 반가운 이유는 지금까지 행사의 친환경 소식 대부분이 조치의 목록이었기 때문입니다.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전단을 없앴다, 대중교통을 권했다는 소식은 좋은 출발이지만 그 조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말해 주지 않습니다. 확인의 방법이 정해져야 비로소 올해와 내년을, 이 행사와 저 행사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확인하는 쪽이 누구인지도 물어야 합니다. 경기장 운영사가 세운 연결망이 그 운영사의 경기장에 메달을 주는 구조처럼, 확인의 주체가 이해 당사자와 겹칠 때는 기준과 수치가 함께 공개돼야 신뢰가 생깁니다.
② 짓지 않고 빌리는 선택에도 청구서가 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새로 짓지 않고 빌리거나 다시 쓰는 선택들이 나왔습니다. 일본의 아시안게임은 선수촌을 짓지 않았고, 독일의 전시 시공사는 부스를 여러 번 쓰는 조건을 공개했으며, 여수의 박람회는 다회용기 체계를 행사 기간 동안 빌렸습니다. 세 선택은 모두 방향이 옳습니다. 건물을 짓지 않으면 건설의 배출이 사라지고, 부스를 다시 쓰면 폐기물이 줄고, 다회용기를 쓰면 일회용품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세 사례는 빌리는 선택이 공짜가 아니라는 점도 함께 보여 줍니다. 공통의 근거는 비용이 드러나는 자리입니다. 아시안게임은 예산 기준 인원 1만 5,000명을 넘어선 1,000~2,000명에서, 독일의 부스는 한 해 한 번만 전시하는 기업의 보관과 운송비에서, 여수는 푸드트럭 한 대에 약 2,300만 원이라는 단가에서 비용이 드러났습니다. 새로 지을 때는 여유분이 건물 안에 숨어 있지만, 빌릴 때는 여유분과 체계 비용이 계약서 위에 그대로 올라옵니다. 그래서 빌리는 선택은 더 이른 설계를 요구합니다. 인원의 여유분을 계약에 넣고, 조건을 모집 공고에 넣고, 재사용 자산을 누가 보유할지를 먼저 정해야 방향이 옳은 선택이 결과도 옳은 선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