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트렌드2026-W37 · 9월 2주차

인증의 단위가 커지고 있다 — 도시 하나가 통째로 심사대에 오르고, '재생에너지로 치른 행사'라는 말이 흔들린다

2026년 9월 7일 발행

이번 주에 세계 여러 곳에서 나온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한 가지 모양이 보입니다. 인증의 단위가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시설 한 곳이나 행사 한 건이 인증을 받았습니다. 이번 주에는 영국 케임브리지의 유치 기구가 회원 시설 50여 곳을 한꺼번에 인증 절차에 올렸고, 모로코의 한 지역은 일곱 개 업종을 하나의 라벨 아래 묶어 첫 심사에서 55개 사업체를 인증했으며, 메콩 강을 낀 다섯 나라에는 국경을 넘는 공동 기준이 제안됐습니다. 한 시설이 잘하는 것만으로는 선택받기 어려워지는 국면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에 그 인증과 계산을 떠받치는 규칙 자체가 흔들리는 자리도 드러났습니다. 기업의 탄소 계산 규칙을 만드는 곳은 소수의 작은 비영리 기관인데, 전력 인증서 구매만으로 재생에너지 100퍼센트를 주장하는 관행을 제한하자는 개정안에 대기업 연합이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축제와 콘서트가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저녁 여섯 시부터 밤 열한 시는 태양광이 이미 꺼져 있는 시간이라, 시간과 지역을 맞추라는 규칙이 도입되면 행사는 유난히 불리해집니다. 현장 이야기로는 일본 요코하마의 맥주 축제가 개최 전에 공개한 운영 명세, 영국에서 축제 텐트 폐기물을 정식 설계 과제로 올린 6주짜리 사업, 강물이 갈색으로 바뀐 나이지리아 유네스코 성지의 축제를 담았고, 마지막에 한국의 두 문장을 놓았습니다. 아홉 가지를 없애겠다는 선언과, 운영에서 나온 자료로 개선점을 찾겠다는 결산입니다.

다리 너머로 펼쳐진 도심 고층 건물의 스카이라인
주제를 환기하는 무료 라이선스 자료 이미지입니다.

이번 주 핵심 (THIS WEEK POINT)

이번 주의 이야기를 한자리에 놓으면 인증을 거는 단위가 커지고 있다는 한 방향이 보입니다. 시설에서 도시로, 사업체에서 업종으로, 나라에서 지역으로 옮겨 가는 중입니다. 영국 케임브리지의 유치 기구는 회원 시설 50여 곳을 하나의 인증 절차에 함께 올렸고, 모로코 수스마사 지역은 일곱 개 업종에 각각 다른 평가 틀을 만들어 첫 심사에서 55개 사업체에 라벨을 줬습니다. 그런데 같은 주에 그 인증과 계산을 떠받치는 규칙 자체가 흔들리는 자리도 드러났습니다. 전력 인증서만으로 재생에너지 운영을 주장해 온 관행을 제한하자는 개정안이 산업계의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규칙이 흔들리는 시기에 값이 나가는 것은 좋은 숫자가 아니라 다시 계산할 수 있는 기록입니다.

  • 혼자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해진다 — 묶음 단위 인증이 자리를 잡으면 인증은 자산이 아니라 기본 조건이 된다. 기본 조건은 갖고 있어도 자랑거리가 되지 않지만 없으면 후보에서 빠진다. 도시가 인증을 유치 경쟁의 무기로 쓰기 시작하면 인증 없는 도시는 후보 목록에서 조용히 사라진다.
  • 결과가 아니라 재료를 남겨라 — 규칙이 바뀔 때 살아남는 것은 계산 결과가 아니라 계산의 재료다. 전기를 언제 얼마나 썼고 그 전기가 어디서 왔는지, 폐기물이 얼마나 나와 어디로 갔는지, 참가자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를 남겨 두면 규칙이 어느 방향으로 바뀌어도 다시 계산할 수 있다.
  • 환경 항목을 표 안쪽으로 옮겨라 — 요코하마 맥주 축제의 환경 장치는 전부 상업적 장치와 붙어 있다. 보증금은 회수 체계이면서 손익 관리이고, 되가져가는 잔은 폐기물 감축이면서 상품이다. 별도의 예산 줄에 세워 둔 환경 항목은 예산이 줄어드는 해에 가장 먼저 잘린다.

01. 이번 호 핵심 신호

'재생에너지로 치른 행사'라는 말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기업이 온실가스를 어떻게 계산하는지를 정하는 규칙은 지금 40개가 넘는 나라와 지역에서 쓰이고 있고, 유럽연합과 호주와 브라질과 중국에서는 이미 법으로 요구됩니다. 그런데 그 규칙을 실제로 만든 곳은 정부가 아니라 소수의 작은 비영리 기관들입니다. 온실가스 회계 원칙과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가 대표적이고, 둘 다 자선 재단의 후원으로 작은 시범 사업에서 지금의 규모로 자랐습니다. 옥스퍼드대학에서 이 규칙들을 오래 연구해 온 사람들이 이번에는 규칙을 만드는 기관의 운영 구조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후원자들은 새 규칙을 만드는 일에는 기꺼이 돈을 대지만, 그 규칙이 공정하게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눈에 띄지 않는 일에는 돈을 대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지금 가장 뜨거운 쟁점이 전기입니다. 개정안은 기업이 실제로는 화석연료가 섞인 전력망에서 전기를 끌어 쓰면서 인증서를 사들이는 것만으로 재생에너지 100퍼센트를 주장하는 관행을 제한하자는 내용입니다. 전문가 검토를 거친 권고인데, 공개 의견을 받아 보니 산업계의 반발이 거셌습니다. 여러 대기업이 이 엄격한 규칙에 반대하는 연합을 만들었고 그 명단에 아마존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 창업자의 이름을 딴 재단은 2023년에 이 규칙 기관에 925만 달러를 낸 큰 후원자였습니다. 규칙을 만드는 곳의 후원자와 그 규칙에 반대하는 기업이 같은 이름으로 만나는 구조가 이번에 눈에 보이게 됐습니다.

이 이야기가 행사와 무슨 상관인지가 중요합니다. 지금 큰 행사가 재생에너지로 운영했다고 말할 때 그 근거는 대개 인증서 구매입니다. 축제장에 들어온 전기가 실제로 어디서 왔는지와 무관하게 같은 양의 인증서를 사면 배출을 영으로 적을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입니다. 개정안이 요구하는 것은 시간과 지역을 맞추라는 것입니다. 행사가 전기를 쓴 그 시간에, 그 지역의 전력망에서 나온 재생에너지여야 인정하겠다는 뜻입니다. 이 조건이 행사에 유난히 가혹한 이유가 있습니다. 축제와 콘서트는 저녁 여섯 시부터 밤 열한 시까지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데, 그 시간대는 태양광이 이미 꺼져 있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낮에 남는 태양광으로 만든 인증서로 밤의 전력을 상쇄하는 일이 지금은 되지만 규칙이 바뀌면 안 됩니다. 규칙이 바뀌면 자기 부지에 태양광이나 배터리를 두고 있거나 특정 발전소와 직접 전기를 사고파는 계약을 맺은 상설 시설이 유리해지고, 매년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축제는 그 지역 전력망의 구성이 매번 달라 특히 어려워집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이 변화는 다국적 기업이 여는 행사에 6~12개월 안에 도착합니다. 본사의 회계 기준이 바뀌면 한국에서 여는 행사의 보고 서식도 그대로 따라 바뀌기 때문입니다.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 행사에는 18~30개월 뒤에 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있고, 이것을 하지 않으면 나중에 되돌릴 수 없습니다. 행사가 전기를 쓴 시간대별 사용량을 기록해 두는 일입니다. 지금은 대부분 총 사용량만 남습니다. 시간대별 자료가 없으면 규칙이 바뀌었을 때 과거 행사를 다시 계산할 방법이 아예 없습니다. 임시 배전반에 계량기를 다는 비용은 크지 않고, 발전기를 빌릴 때 계약서에 자료를 달라는 조항 한 줄을 넣으면 대개 받을 수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사서 상쇄해 온 곳이라면 12~18개월 안에 그 인증서가 언제 어느 지역에서 발급된 것인지를 확인해 두십시오. 규칙이 바뀌면 인정되는 인증서와 인정되지 않는 인증서가 갈리는데 판단의 근거가 정확히 그 두 가지입니다. 그리고 보고서에는 한 줄을 넣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이 계산은 현재 기준에 따른 것이고 기준을 바꾸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나중에 숫자가 달라졌을 때 그 한 줄이 신뢰를 지킵니다. 반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합니다. 기준이 정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첫째이고, 확정되지도 않은 강화 기준으로 미리 계산해 발표하는 것이 둘째입니다. 앞의 것은 자료를 잃고 뒤의 것은 비교를 잃습니다. 같은 행사의 작년 숫자와 올해 숫자를 나란히 놓을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준을 바꿔야 한다면 이전 기준의 숫자를 함께 남기십시오. 조직 안에서 지금 해 둘 만한 작업도 하나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우리 조직이 발표한 환경 관련 문장을 전부 모아, 각 문장이 어느 계산 규칙에 기대고 있는지를 표시해 보는 일입니다. 반나절이면 끝나는데 결과는 대개 놀랍습니다. 무엇에 근거해 무엇을 주장했는지를 정리해 둔 조직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 표가 있으면 규칙이 바뀔 때 고쳐야 할 문장이 어디에 있는지 즉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논쟁을 특정 기업의 잘잘못으로 읽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실무에서 필요한 것은 누가 나쁜가가 아니라 우리 행사의 어느 숫자가 어느 규칙 위에 서 있는가라는 지도입니다.

출처 · 옥스퍼드대학 연구진 탄소 회계 규칙 제정 기관 운영 구조 분석(규칙은 40개 이상 국가·지역에서 사용, 유럽연합·호주·브라질·중국은 법적 요구) · 전력 인증서 시간·지역 매칭 강화 개정안에 대기업 반대 연합 형성(아마존 포함, 창업자 명의 재단은 2023년 925만 달러 후원)

도시 하나가 통째로 심사대에 올랐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회의와 행사 유치를 맡고 있는 공식 기구가 한 인증 체계와 손을 잡고, 자기 회원 시설들을 그 인증 절차에 올렸습니다. 케임브리지 안팎에 있는 50곳이 넘는 시설 가운데 여러 곳이 인증 완료를 목표로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인증이 요구하는 것은 세 가지입니다. 생물다양성을 개선하는 일, 폐기물을 없애는 일, 에너지 효율을 앞장서 높이는 일입니다. 모든 심사를 그 체계의 전문 심사원이 직접 검증합니다. 스스로 하는 선언이 아니라 제3자가 확인해 주는 방식이라는 점이 실제 거래에서 값을 만듭니다. 기업 구매 담당자가 공급사를 고를 때 제3자 인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설이 각자 인증을 받는 것과 도시 기구가 회원 전체를 묶어 인증에 올리는 것은 실무에서 전혀 다른 일입니다. 앞의 경우 행사 기획자는 시설마다 인증 여부를 따로 확인해야 하고, 뒤의 경우에는 도시를 고르는 순간 일정한 수준이 보장됩니다. 인증의 세 축 가운데 생물다양성이 들어간 점도 흥미롭습니다. 오래된 정원과 잔디밭을 가진 시설이 많은 대학 도시라는 조건이 여기서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없던 것을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갖고 있던 자산을 인증 항목으로 바꿔 놓은 것입니다. 이 방식에서 이득을 보는 쪽도 조금 뜻밖입니다. 규모가 작은 시설이 오히려 유리합니다. 혼자서는 인증 비용과 서류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데 유치 기구가 함께 절차를 밀어 주면 문턱이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이미 자체 인증을 갖고 그것을 차별점으로 삼아 온 큰 시설은 상대적 우위를 잃습니다. 도시 전체가 같은 라벨을 달면 라벨은 더 이상 구별의 근거가 아니게 됩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이 형태가 국내에 오기까지 12~24개월을 봅니다. 걸림돌은 인식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국내 지역 컨벤션뷰로 상당수는 회원 시설에 대한 구속력이 약하고, 인증 비용을 누가 낼지에 대한 예산 항목이 아예 없습니다. 그런데 훨씬 빠른 길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지자체가 소유한 시설을 묶는 방식입니다. 시가 가진 컨벤션센터와 공연장과 체육시설을 하나의 인증에 함께 올리는 일은 예산 근거만 만들면 12개월 안에 가능합니다. 다른 하나는 인증까지 가지 않고 자료부터 모으는 일로, 이건 6개월이면 시작할 수 있습니다. 회원 시설에 열 줄짜리 표를 한 번 돌리십시오. 연간 전력 사용량과 재생에너지 비중, 폐기물 배출량과 분리 배출률, 조명과 냉난방 설비의 교체 연도, 급식 공급사의 지역 조달 비중, 무장애 설비, 대중교통 접근성, 물 사용량, 행사 배출 자료 제공 가능 여부, 담당자 유무, 최근 3년의 개선 이력입니다. 이 표가 채워지면 그 도시가 인증에 도전할 수 있는 상태인지가 그 자리에서 드러납니다. 그리고 국제 학회 유치 제안서에 목적지 단위 지속가능성 항목을 요구하는 흐름은 6~12개월 안에 국내 유치 조직에도 닿습니다. 그때 자료가 없으면 제안서에 쓸 문장이 없습니다. 인증 비용을 어떻게 나눌지도 미리 정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시설 규모별로 분담률을 나누고 공동 심사에 드는 비용은 유치 기구가 부담하는 구조가 현실적입니다. 유치 제안서의 서식도 함께 바꾸십시오. 지금 대부분의 제안서는 가장 좋은 시설 한두 곳의 실적을 앞세우는데, 심사자는 그것을 보면 나머지를 의심합니다. 평균과 가장 낮은 수준을 함께 보여 주는 쪽이 오히려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편차를 숨기지 않는 것이 이 서식의 핵심입니다. 마지막으로 공동 개선 계획을 하나 만들어 두면 좋습니다. 실사표에서 가장 낮은 점수가 나온 항목 두 개를 골라 회원 전체가 1년 동안 함께 올리는 방식인데, 항목을 두 개로 제한하는 것이 성공의 조건입니다. 열 개를 함께 올리자고 하면 아무것도 오르지 않습니다. 다만 절차를 시작한 시설과 완료한 시설을 목록에서 갈라 두지 않으면 나중에 정확히 그 지점이 문제가 되고, 갱신 시점에 실적이 뒷걸음질하면 도시 전체의 신뢰가 함께 내려갑니다. 함께 인증에 오르는 조직은 함께 갱신을 관리할 체계도 같이 만들어야 합니다.

출처 · 영국 케임브리지 회의·행사 유치 기구 회원 시설 50여 곳 공동 인증 절차 착수(생물다양성 개선·폐기물 제거·에너지 효율 세 축, 전문 심사원 제3자 검증) · 행사업계 협의체 조사(지속가능성이 개최 도시·공급사·행사 설계 선택에 두루 영향)

몇 명이 왔는지를 그만 세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호찌민에서 열린 국제 관광 박람회의 고위급 포럼에서 캄보디아 관광장관이 이 지역의 회의·전시 산업을 평가하는 방식을 바꾸자고 제안했습니다. 요지는 방문객 수를 세는 일을 그만두고 지역 경제에 오래 남는 가치를 재자는 것입니다. 지속가능성은 이 연설의 곁가지가 아니라 중심 기둥으로 놓였습니다. 장관은 회의·전시 산업의 전 과정에 환경 기준을 넣자고 했고, 그 전 과정을 장소 설계와 저배출 수송과 급식과 행사가 끝난 뒤의 지역사회 관계까지로 정의했습니다.

구체적인 제안은 다섯 개 우선순위로 정리됐습니다. 공동 사업 개발, 공동의 환경 기준 수립, 자료 협력 심화, 인력 역량 강화, 민관 협력 강화입니다. 이 가운데 두 번째가 눈에 띕니다. 나라마다 각자 인증을 만드는 대신 하나의 기준을 함께 쓰자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장관은 이웃 나라를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로 보자는 제안도 했습니다. 같은 포럼에서 베트남은 300명이 넘는 전문가를 모아 지속가능성과 연결성과 기회를 주제로 논의했습니다. 제안이 나온 자리가 표준화 기구의 회의가 아니라 유치 경쟁의 무대였다는 점이 이 이야기의 성격을 정합니다. 공동 기준을 만들자는 말이 규범의 언어가 아니라 경쟁력의 언어로 나온 것입니다. 다섯 개 우선순위에서 환경 기준이 사업 개발과 자료 협력 사이에 놓여 있다는 배치도 같은 맥락입니다. 환경을 뒤에 따로 붙이지 않고 산업 육성 항목 사이에 끼워 넣었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이 제안이 실제 기준 문서로 나오기까지는 18~36개월을 봅니다. 다자 협의는 느리고 다섯 나라의 제도 수준이 고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 실무에 오는 것은 그보다 빠릅니다. 방문객 수 대신 남는 가치를 재자는 흐름은 이미 국내 회의산업 정책 논의에 들어와 있어서 6~12개월 안에 사업 평가 서식에 반영될 여지가 있습니다. 여러 도시를 묶는 제안 방식은 12~18개월을 봅니다. 제도보다 관계의 문제라 의지만 있으면 빨리 됩니다. 그래서 지금 준비할 것은 서식입니다. 남는 가치를 재는 표는 네 줄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행사 지출 가운데 개최지 안에서 쓰인 비율, 개최지 사업자와 맺은 계약의 건수와 금액, 행사로 새로 생긴 고용의 인원과 기간, 행사가 끝난 뒤 그 지역에 남은 자산이나 프로그램입니다. 마지막 줄이 특히 중요한데 대부분의 행사가 여기를 비워 둡니다. 그리고 지역 조달 비중을 어떻게 셀지를 미리 정해 두십시오. 공급사의 주소를 기준으로 할지 실제 생산지를 기준으로 할지에 따라 숫자가 크게 달라지고, 대행사를 거친 지출을 어디로 셀지도 정해야 합니다. 이 규칙을 문서로 만들어 두면 나중에 어떤 기준이 오더라도 자료를 다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 도시를 묶는 제안을 준비한다면 표를 하나 더 만드십시오. 두 도시를 묶을 때 이동에서 늘어나는 배출과 체류에서 늘어나는 지역 지출을 나란히 적는 표입니다. 이 표를 그려 보면 묶는 것이 늘 이득은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드러납니다. 참가자가 두 도시를 도는 것은 한 도시에 머무는 것보다 이동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역에 남는 가치와 늘어나는 배출을 같은 표에 놓고 보지 않으면 지속가능성이라는 이름으로 배출이 늘어나는 설계가 나올 수 있습니다. 기준을 만드는 자리가 옮겨 가면 항목의 무게도 달라진다는 점도 함께 짚어 둡니다. 유럽에서 만들어진 기준은 관객 이동과 에너지와 폐기물에 무게를 두는데, 메콩 지역에서 만들어질 기준이라면 물과 급식 조달과 지역 고용이 앞으로 올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공동 기준에는 함정도 있습니다. 여러 나라가 합의하는 과정에서 항목은 대체로 가장 낮은 수준에 맞춰지므로, 그 기준을 충족했다는 사실을 국제 수준의 성취로 옮겨 적으면 유럽 쪽 조달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남는 가치를 재자는 제안은 옳지만 아직 재는 방법이 없다는 점도 기억해 두십시오. 방법이 없는 지표를 성과로 요구하면 현장은 숫자를 만들어 냅니다. 재는 방법을 먼저 정하고 지표를 요구하는 순서가 맞습니다.

출처 · 호찌민 국제 관광 박람회 고위급 포럼 캄보디아 관광장관 제안(방문객 수 대신 잔존 가치 측정, 다섯 우선순위에 공동 환경 기준 수립 포함) · 같은 포럼 베트남 전문가 300명 이상 참여 논의

02. 인증·표준 워치 — 무엇이 그린워싱과 진짜를 가르는가

떨어뜨리지 않는 인증이 있습니다

모로코 수스마사 지역이 그 나라에서 처음으로 지역 단위의 지속가능 관광 인증을 시작했고, 첫 심사에서 55개 사업체가 인증을 받았습니다. 지역개발공사 성격의 조직이 주도했고 세계은행의 해양·수자원 사업이 뒷받침했습니다. 인증의 초점은 두 가지에 집중돼 있습니다. 물 관리와 에너지 효율입니다. 관광은 빠르게 크는데 기후와 자원 압력도 함께 커지는 조건에서 무엇을 먼저 볼 것인지를 지역이 스스로 정한 결과입니다.

설계에서 배울 것이 셋입니다. 첫째, 업종을 나눴습니다. 숙박, 식음료, 여행사, 교통, 관광 안내, 관광 활동, 여가 사업의 일곱 개 부문에 각각 다른 평가 틀을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잣대로 전부를 재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둘째, 심사를 사람이 현장에서 했습니다. 두 명의 자문가가 이끄는 첫 현장 심사가 67개 사업장을 돌았고, 이 사업이 길러 낸 심사원 14명이 함께 참여해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했습니다. 서류가 아니라 현장이고, 심사원을 먼저 길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셋째, 등급을 둘로 나누고 탈락을 없앴습니다. 70점에서 100점 사이는 잎사귀 두 장의 우수 등급을, 40점에서 69점 사이는 잎사귀 한 장의 실천 등급을 받습니다. 40점에 못 미친 곳은 배제되는 대신 개선 계획을 세우고 기술 지원을 받은 뒤 1년 안에 다시 심사를 받습니다.

초점을 둘로 좁힌 것도 설계의 일부입니다. 인증은 항목을 늘리라는 압력을 늘 받습니다. 항목이 늘면 심사가 길어지고 비용이 오르며 작은 사업자는 서식 앞에서 포기합니다. 이 지역은 가장 급한 둘을 골라 일곱 업종에 각각 맞게 풀었습니다. 좁게 시작해 정교하게 만드는 쪽을 택한 것입니다. 첫 회차에서 67곳 가운데 55곳이 라벨을 받은 비율을 기준이 낮았던 증거로 읽을 수도 있지만, 이 사업의 목표가 걸러 내는 것이 아니라 끌어올리는 것이었다는 점을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낮은 등급이라도 받으면 다음 해에 올릴 목표가 생기고, 못 받아도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목록을 받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국내에서 행사·축제 인증이 잘 퍼지지 않는 이유를 이 사례가 뒤집어 보여 줍니다. 국내에서 인증은 대체로 통과 아니면 실패입니다. 그래서 자신 없는 조직은 아예 응시하지 않고, 응시하지 않으면 자기 수준이 어디인지도 모릅니다. 축제와 행사는 해마다 조건이 바뀌고 예산이 들쭉날쭉해서 한 번의 통과 여부로 수준을 확정하기 어렵습니다. 등급제와 개선 기간은 그 변동성을 인정하는 구조입니다. 지역 단위 인증이 국내에 이 형태로 나타나기까지는 18~30개월을 봅니다. 그런데 심사원을 지역 안에서 기르는 일은 6~12개월 안에 가능하고 비용도 크지 않습니다. 지역 관광재단이나 축제 지원 조직이 이틀짜리 과정으로 자기 심사원을 길러 실제 행사장에서 실습시키는 방식이면 됩니다. 업종별 평가 틀을 나누는 작업은 12~18개월을 봅니다. 축제와 회의와 전시와 공연은 조건이 달라서 하나의 서식으로 재면 결과가 무의미해집니다. 축제는 폐기물과 관객 이동, 회의는 급식과 인쇄물, 전시는 부스 자재와 재사용, 공연은 전력과 순회 물류가 각각 앞에 와야 합니다. 등급을 예산과 연결하는 일은 24~36개월을 보되, 처음에는 예산과 분리된 자율 등급으로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자가진단표를 만든다면 설계의 요령이 하나 있습니다. 100점 만점의 배점표를 만들되 점수를 공개하지 않는 것입니다. 점수를 공개하면 조직들은 서식을 채우는 기술만 늘리고, 공개하지 않으면 실제 개선에 씁니다. 대신 기준에 못 미친 조직에는 점수 대신 개선 목록을 돌려주고 1년의 기간을 주십시오. 그 사이에 두 번의 확인 시점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간만 주고 확인하지 않으면 마지막 달에 몰아서 서류를 만듭니다. 그리고 등급 표시 규칙을 처음부터 강하게 정해 두어야 합니다. 낮은 등급을 받은 곳이 그것을 인증받은 지속가능 사업체라고만 알리면 높은 등급과의 차이가 시장에서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심사원을 지역 안에서 기르면 심사원과 심사받는 사업장이 아는 사이가 되기 쉬우니 심사원 배정에 회피 규칙을 두는 것도 잊지 마십시오. 마지막으로, 이 사례가 물과 에너지에 집중한 것은 그 지역의 조건에서 나온 선택입니다. 국내에 그대로 옮기면 정작 중요한 폐기물과 이동이 빠집니다. 배울 것은 항목이 아니라 항목을 고르는 방식입니다.

출처 · 모로코 수스마사 지역 단위 지속가능 관광 인증 첫 심사(67개 사업장 현장 심사·55개 인증·업종 7개 부문별 평가 틀·심사원 14명 지역 양성·70~100점 우수 등급과 40~69점 실천 등급·40점 미만은 기술 지원 후 1년 내 재심사, 세계은행 해양·수자원 사업 지원)

무대 자재에도 성적표가 붙기 시작합니다

국내 인증기관인 국제지속가능인증원이 9월 2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국제 환경성적표지 운영기관과 함께 인증서 수여식을 열었습니다. 이번에 인증을 받은 제품은 셋입니다. 재활용 원료로 만든 섬유 소재, 먹는 완제의약품 한 품목, 컬러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이고 각각 자기 산업 분야에서 이 인증의 첫 사례입니다. 환경성적표지는 원료를 캐는 단계부터 만들고 쓰고 버리는 단계까지 제품의 전 과정에서 나오는 환경 영향을 수치로 만들어 공개하는 제도이고, 국제표준을 근거로 운영됩니다. 국내 기관은 이 체계의 공식 제3자 검증기관으로서 각 제품의 전과정 평가 결과와 보고서를 검토하고 검증했습니다.

이 소식이 행사와 이어지는 지점은 조달입니다. 행사의 조달 목록을 떠올려 보면 연결이 보입니다. 무대 구조물의 강재와 목재, 부스 칸막이, 카펫, 현수막 원단, 배너 프레임, 기념품, 인쇄물, 식음료 용기가 전부 제품입니다. 지금까지 행사 조달에서 친환경은 대개 재질의 이름으로 표시됐습니다. 재생지, 친환경 소재, 생분해 같은 말입니다. 전 과정 정보가 붙은 제품이 늘어나면 그 자리에 숫자가 들어옵니다. 어느 쪽 카펫이 몇 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는지를 견적서 옆에 적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행사 배출 계산에서 자재는 오래된 빈칸이었습니다. 전력과 이동과 폐기물은 계산 방법이 어느 정도 정리돼 있지만, 무대와 부스에 들어간 자재가 만들어지기까지의 배출은 자료가 없어 대부분 빠졌습니다. 이 변화가 조달의 판단 기준을 바꿉니다. 같은 값이면 자료가 있는 제품을 고르게 되고, 자재를 여러 행사에 돌려 쓰는 대여 사업자에게는 기회가 됩니다. 한 번 만든 구조물을 여러 번 쓰면 회당 배출이 나뉘어 유리한 숫자가 나오는데, 그 사실을 증명하려면 애초에 제품 단위 자료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행사 조달 서식에 제품 단위 환경정보 항목이 들어가기까지 12~24개월을 봅니다. 공공 행사가 앞서고 민간이 따라옵니다. 전시 부스와 무대 자재에 이 자료가 실제로 붙기까지는 24~36개월을 봅니다. 제품군별 규칙이 만들어져야 하고 공급사가 평가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6~12개월 안에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습니다. 조달 목록에서 자료가 이미 존재하는 품목을 추려 내는 일입니다. 카펫과 조명기구와 종이류에는 환경정보가 붙은 제품이 국내에도 있습니다. 자료가 있는 품목부터 서식에 넣으면 규칙이 정비되기를 기다리지 않아도 됩니다. 서식은 세 칸을 더하면 됩니다. 환경정보가 있는지, 몇 번 다시 쓰는지, 행사가 끝나면 어디로 가는지입니다. 첫 칸은 있음과 없음으로만 적어도 되고, 그 칸이 채워지기 시작하면 다음 해에 자료 있는 품목의 비중을 목표로 걸 수 있습니다. 공급사에는 자료를 요구하되 없다고 곧바로 배제하지 말고 다음 회차까지 준비할 기회를 준다고 명시하십시오. 배제부터 하면 공급사가 줄어 값이 오릅니다. 대여 자재의 회당 배출을 계산하는 규칙이 정리되는 데 18~30개월이 걸릴 텐데, 그 규칙이 없으면 여러 번 다시 쓴 사업자가 그 이점을 숫자로 증명하지 못하고 증명하지 못하면 값으로 돌려받지도 못합니다. 국내 전시 부스 대여 시장의 규모를 생각하면 이 규칙이 없어서 생기는 손실이 작지 않습니다. 조달 목록 전부에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으니 우선순위를 정하십시오. 금액이 크고 물량이 많고 대체할 제품이 있는 품목부터 고르면 되고, 대개 카펫과 부스 벽체와 인쇄물이 여기 해당합니다. 다만 조심할 것이 있습니다. 환경정보는 성적이 아니라 명세서입니다. 명세서를 가진 제품이 곧 친환경 제품인 것처럼 알리면 나중에 정확히 그 지점이 문제가 됩니다. 또 같은 종류의 제품이라도 계산 범위가 다르면 숫자를 나란히 놓을 수 없으니, 두 견적을 비교하기 전에 같은 규칙으로 계산된 것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자재의 환경정보는 만들어질 때만이 아니라 버려질 때 완성된다는 점도 기억하십시오. 행사가 끝난 뒤 그 자재가 어디로 갔는지를 적지 않으면 앞의 자료도 반쪽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계산에서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자재의 전 과정 배출은 그 자재의 수명 전체에 걸친 값이라, 하루짜리 행사에 그 값을 통째로 얹으면 실제보다 크게 잡힙니다. 사용 기간에 따라 나누는 규칙을 먼저 정해야 합니다.

출처 · 국제지속가능인증원 노르웨이 오슬로 국제 환경성적표지 인증서 수여식(9월 2일, 재활용 원료 섬유 소재·먹는 완제의약품·컬러 스테인리스 스틸 3개 제품 각 분야 첫 사례, 국내 기관이 공식 제3자 검증기관으로 전과정 평가 검토·검증)

03. 축제·이벤트 현장 적용 + 한국에 올까?

13만 명이 오는 맥주 축제가 운영 명세서를 먼저 공개했습니다

일본 요코하마의 붉은 벽돌 창고 앞 광장에서 9월 18일부터 10월 4일까지 17일 동안 맥주 축제가 열립니다. 2003년에 시작해 올해로 23회째이고 지난해 방문객은 약 13만 명이었습니다. 입장료는 500엔이고 중학생 이하는 무료입니다. 20곳이 넘는 점포가 독일 정부 공인 다섯 개 양조장의 제품을 포함해 100종이 넘는 맥주를 냅니다.

이 축제를 여기 싣는 이유는 운영 항목 때문입니다. 주최 측은 웃는 지속가능성이라는 이름을 걸고 세 가지를 실행합니다.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보증금 제도, 플라스틱이 아닌 소재로 음식을 제공하는 것, 조리에 쓴 기름을 항공연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보증금이 두 갈래로 설계된 점이 재미있습니다. 일반 유리잔은 보증금을 걸고 회수하는 방식이고, 올해 새로 나온 것은 도자기 회사가 만든 전용 맥주잔이 든 시음 세트입니다. 3,700엔에 잔 하나와 교환권 세 장이 들어 있고, 18개 점포의 대상 맥주 가운데 세 종류를 골라 250밀리리터씩 받아 마시는 구성입니다. 잔은 가져갈 수 있고 행사장 안에 세척용 싱크가 설치됩니다. 되가져가는 잔을 파는 것과 보증금을 걸고 회수하는 것을 한 행사 안에서 함께 굴립니다. 접근 쪽에도 장치가 붙었습니다. 철도회사의 디지털 승차권과 연계한 기획승차권이 9월 11일부터 팔리고, 자유이용권과 입장권과 쇼핑권을 묶은 네 종류가 860엔에서 2,390엔 사이에 나옵니다. 이 승차권을 쓰면 우선 입장 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축제의 설계에서 배울 점은 환경 장치가 전부 상업적 장치와 붙어 있다는 것입니다. 보증금은 회수 체계이면서 잔 분실을 막는 손익 관리이고, 되가져가는 잔은 폐기물 감축 장치이면서 상품입니다. 기획승차권은 교통 유도 장치이면서 철도회사의 판매 상품이고, 폐식용유 재활용은 환경 사업 참여이면서 처리비를 줄이는 계약입니다. 항목의 구성도 배울 만합니다. 세 가지 실행 항목이 각각 다른 층위를 건드립니다. 보증금은 관객의 행동을, 비플라스틱 소재는 조달을, 폐식용유 재활용은 행사가 끝난 뒤의 물질 흐름을 다룹니다. 한 축제가 관객과 조달과 폐기를 하나씩 잡은 것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보증금 방식 자체는 이미 국내 축제에 들어와 있어서 시차가 없습니다. 다만 이 사례의 요소 가운데 둘은 아직 드뭅니다. 되가져가는 유료 잔과 보증금 잔을 한 행사에서 함께 굴리는 설계는 12~18개월을 봅니다. 두 체계를 함께 운영하려면 계산대와 회수대의 동선을 나눠야 하는데 국내 축제의 운영 인력 구조에서 이것이 부담입니다. 폐식용유를 항공연료로 보내는 경로는 6~12개월 안에 가능합니다. 국내에도 관련 사업이 있고 축제 급식 구역의 기름은 배출자가 명확해 계약이 간단합니다. 교통사업자와 묶은 기획승차권에 우선 입장을 붙이는 방식은 12개월 안에 가능하고 오히려 국내 조건이 유리합니다. 교통카드 자료 연계가 쉽기 때문입니다. 협상할 때 필요한 것은 환경 논리가 아니라 승객 수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지난해 방문객 수와 그 가운데 대중교통 이용 추정 비율, 기획승차권 예상 판매량을 적으면 대화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개최 전에 운영 명세를 공개하는 관행은 12~24개월을 보는데, 사실 비용이 들지 않는데도 늦는 이유는 그렇게 쓰는 서식이 없어서입니다. 개최 두 주 전 자료에 세 줄만 넣으십시오. 용기를 어떻게 다루는지, 폐기물이 어디로 가는지, 접근을 어떻게 돕는지입니다. 사후 보고서보다 사전 명세가 조직을 더 많이 바꿉니다. 이 세 줄이 들어가면 취재의 질문이 달라지고, 질문이 달라지면 다음 해의 준비가 달라집니다. 용기 체계를 도입한다면 회수율 목표를 반드시 숫자로 적으십시오. 숫자가 없으면 이 제도는 다음 해에 조용히 사라집니다. 폐기물 계약서에는 목적지 조항을 넣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과 음식물과 재활용 자재가 각각 어디로 가는지를 적고 처리업체에서 처리 완료 확인서를 받는 조항입니다. 그리고 폐식용유 재활용을 알릴 때는 참여 사실만 말하지 말고 양을 함께 밝히십시오. 축제에서 나온 기름이 항공연료가 된다는 문장은 강력하지만 실제 전환량은 대개 매우 작아서, 양을 밝히지 않으면 과장으로 읽힙니다. 되가져가는 잔도 늘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집으로 간 잔이 실제로 다시 쓰이지 않으면 그것은 기념품이라는 이름의 폐기물이고, 판매 수량을 성과로 발표하는 순간 이 함정에 빠집니다. 다시 쓰는지를 묻는 짧은 설문 하나면 다음 해 설계가 달라집니다. 대중교통 이용자에게 주는 우선 입장 혜택도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대중교통으로 올 수 없는 조건의 관객이 있습니다. 접근성 관점의 예외 통로를 함께 두지 않으면 환경 장치가 배제 장치가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런 설계가 가능했던 배경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23회째라는 이력이 이 운영을 떠받칩니다. 보증금 제도는 회수 물류와 세척 인력을 갖춰야 돌아가고 그 체계는 한 해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상설 시설 앞 광장을 쓴다는 조건도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세척용 싱크를 놓으려면 급수와 배수가 필요한데 임시 부지에서는 이것이 곧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매년 장소가 바뀌는 축제나 첫 회를 여는 축제라면 관객 행동 항목부터 시작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출처 · 일본 요코하마 붉은 벽돌 창고 광장 맥주 축제 23회차(9월 18일~10월 4일 17일간·지난해 방문객 약 13만 명·입장료 500엔·20개 이상 점포 100종 이상 맥주) · '웃는 지속가능성' 3개 실행 항목(보증금 제도·비플라스틱 소재·폐식용유 항공연료 재활용) · 도자기 전용 잔 시음 세트 3,700엔(잔 1개+교환권 3장, 18개 점포 대상 250㎖씩) · 철도회사 디지털 기획승차권 9월 11일 발매(4종 860~2,390엔, 우선 입장)

축제 텐트가 대기업의 설계 과제로 올라왔습니다

영국의 폐기물관리 전문기관이 돈을 대고 산업디자이너 15명을 폐기물·자원 전문가와 짝지어 6주 동안 설계 스프린트를 돌렸습니다. 과제를 낸 곳은 두 기업입니다. 대형 폐기물 처리 기업은 버려진 전자담배에서 나는 화재 위험과 소형 전자기기에서 리튬 배터리 같은 값나가는 부품을 회수하는 문제를 냈고, 스포츠 용품 기업은 축제 텐트 폐기물과 테니스공 폐기물, 되사기와 재판매를 위한 포장 문제를 냈습니다. 축제 텐트가 대기업의 공식 설계 과제 목록에 오른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1월부터 재활용 공장과 제지 공장,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 매립지, 재사용과 재제조 사업장을 전문가의 안내로 돌아본 뒤 과제에 들어갔습니다.

같은 주에 영국의 폐기물 산업 전시회 소식에서는 다른 종류의 숫자가 나왔습니다. 폐기물 자료를 다루는 한 회사가 미국 프로풋볼 경기와 올해 월드컵 경기가 열린 대형 경기장 한 곳의 폐기물 청구서를 1년 만에 22퍼센트 줄이고 30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아꼈으며 재활용률을 39.7퍼센트까지 올렸다는 내용입니다. 이 사례가 값진 이유는 환경 논리가 아니라 비용 논리로 정당화됐다는 점이고, 100퍼센트가 아닌 숫자를 그대로 공개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축제 텐트는 현장 운영으로 풀 수 없는 문제입니다. 애초에 한 번 쓰고 버리도록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그 문제가 제조사의 설계 과제로 올라갔다는 사실이 이번 주의 국면 전환입니다. 축제 주최자가 제조사에 무언가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폐기물 자료를 근거로 계약을 다시 짜는 일은 6~12개월 안에 국내에서도 가능합니다. 필요한 것은 새 기술이 아니라 반입과 반출 기록을 남기는 습관과 계약서에 자료 제공 조항을 넣는 일입니다. 처리업체에 반입 무게와 품목 구성을 회차별로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두 줄짜리 조항인데, 이것이 없으면 다음 해에 개선을 증명할 방법이 사라집니다. 대부분의 처리 계약에 이 조항이 없고, 요구하면 대체로 들어줍니다. 요구한 적이 없었을 뿐입니다. 야영 장비의 되사기 체계는 18~30개월을 봅니다. 국내 야영형 축제의 규모가 작고 되사기를 운영할 유통망이 아직 붙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빌려주고 회수하는 방식은 12개월 안에 시도할 수 있습니다. 국내 캠핑 장비 대여 시장이 이미 있어 공급이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체를 바꾸려 하지 말고 한 구역만 대여 구역으로 지정해 회수율과 손상률을 재 보십시오. 손상률 자료가 없으면 어떤 대여 사업자도 견적을 내지 못합니다. 그리고 발주처에 낼 보고서의 첫 장을 배출량이 아니라 청구서로 바꾸십시오. 지난해 처리비 총액과 항목별 단가, 개선 시 예상 절감액을 먼저 놓으면 대화의 온도가 달라집니다. 발주처가 읽는 숫자는 배출량이 아니라 비용이기 때문입니다. 야영형 축제라면 관객이 들고 오는 물건을 세는 일부터 시작하십시오. 텐트와 매트와 의자가 몇 개 들어와서 몇 개가 버려지는지를 세는 것만으로 다음 해 계획이 달라지는데, 지금은 이 숫자를 가진 축제가 거의 없습니다. 다만 숫자를 읽을 때 조심할 것이 둘 있습니다. 재활용률은 무엇을 분모로 삼았는지를 밝히지 않으면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처리비가 줄었다는 사실이 폐기물이 줄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계약을 잘 바꿔서 줄었을 수도 있으므로 두 숫자를 함께 보고하지 않으면 다음 해에 실체 없는 목표가 세워집니다. 연중 반복해 행사를 여는 상설 시설이 유리하고, 1년에 한 번 열리는 축제는 자료가 한 해에 한 번만 생겨 개선 주기가 느리다는 점도 함께 기억해 두십시오. 마지막으로 이 사례에서 값이 나가는 것은 결과물 자체가 아니라 방식이라는 점을 기억하십시오. 폐기물 전문가와 설계자를 같은 자리에 여러 달 앉혀 놓고 실제 처리 현장을 함께 돌게 한 구성입니다. 축제 조직과 자재 제조사와 처리업체를 한 방에 모으는 반나절 자리를 만드는 일은 큰 예산이 들지 않고, 그 자리에서 나오는 것이 대개 다음 해 조달 규격의 초안이 됩니다.

출처 · 영국 폐기물관리 전문기관 지원 6주 설계 스프린트(산업디자이너 15명·폐기물 자원 전문가 협업, 대형 폐기물 처리 기업과 스포츠 용품 기업이 과제 제출, 축제 텐트·테니스공·되사기 포장 포함) · 영국 폐기물 산업 전시회 발표 경기장 사례(폐기물 청구서 1년 만에 22퍼센트 절감·30만 달러 이상 비용 절약·재활용률 39.7퍼센트)

축제를 지우는 것이 축제 밖에 있을 때

나이지리아 남서부에서 수백 년 이어져 온 오순 오소그보 축제의 마지막 날, 흰옷을 입은 참배객들이 강가에 늘어서서 과일과 열매를 바치며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도 강물은 갈색이었습니다. 2018년까지는 맑았던 강입니다. 그때부터 몇 마일 상류에서 시작된 채굴이 중금속과 퇴적물을 물길에 흘려보내면서 색이 바뀌었습니다. 이 강이 지나는 신성한 숲은 75헥타르 규모로 200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고, 물은 치유의 힘을 지녔다고 여겨져 참배객들이 마시거나 몸에 씁니다.

문제의 구조는 단순하고 그래서 풀기 어렵습니다. 이 주는 금이 나는 지역이고 영세 채굴자들이 단속이 느슨한 틈에 불법으로 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13킬로미터에 이르는 강줄기를 따라 금을 캐면서 유출수를 그대로 흘려보냅니다. 2021년 한 사회·환경 단체가 강 살리기 캠페인을 시작하며 여섯 개 지점에서 독립적인 수질 검사를 의뢰했고, 납과 수은과 시안화물이 안전 기준을 넘는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린이와 임신부에게 특히 위험한 물질입니다. 당국은 채굴자를 체포하고 일부 채굴장을 폐쇄했지만, 캠페인 쪽은 정화 계획도 독립적인 검증도 수질의 실질적 개선도 없었다고 말합니다. 그사이 새 채굴장이 생겼고 그중 하나는 숲에서 6킬로미터가 채 안 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이 지면에서 다루는 축제의 환경 문제는 대개 축제가 만들어 내는 영향입니다. 배출과 폐기물과 이동입니다. 이 사례는 반대 방향입니다. 축제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이 축제의 존립 조건을 없애 가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위험은 어떤 행사 관리 체계에도 잘 잡히지 않습니다. 관리 체계는 조직이 통제할 수 있는 것을 다루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축제의 자산이 장소와 자연에 묶여 있다면 통제 밖의 위험이야말로 가장 큰 위험입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국내로 옮기면 익숙한 그림이 됩니다. 벚꽃 축제와 갯벌 축제와 산나물 축제와 해수욕장 축제가 모두 자기 바깥에서 벌어지는 일에 존립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그 위험을 자기 위험 목록에 적어 둔 축제는 드뭅니다. 국내 축제가 부지 밖 환경 위험을 위험 목록에 넣는 관행을 갖추기까지 18~30개월을 보는데 대개 계기는 사고입니다. 그 전에 6개월 안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이 축제가 무엇에 기대어 성립하는지를 한 장에 적는 일입니다. 물이면 어느 하천의 어느 구간인지, 나무면 어느 군락인지, 갯벌이면 어느 구역인지를 특정합니다. 그 다음이 상태 기록입니다. 매년 같은 지점에서 같은 방식으로 재면 5년이면 추세가 보이고, 지자체 환경 부서의 기존 측정 자료를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상당 부분 채워집니다. 축제 위험 관리표에 세 칸을 더 만드십시오. 이 축제가 기대는 자연 자산이 무엇인가, 그 자산에 영향을 주는 축제 밖의 활동은 무엇인가, 그 활동을 결정하는 주체는 누구인가입니다. 세 번째 항목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대를 특정하지 못하면 대응은 호소에 머뭅니다. 그리고 같은 자산에 기대는 다른 이해관계자를 찾아 함께 가십시오. 축제 혼자 목소리를 내면 문화 행사의 민원으로 처리되고, 여럿이 같은 자료를 들고 가면 정책 의제가 됩니다. 강이면 어민과 상수도 이용자와 수변 상인이, 숲이면 임업과 관광업과 인근 주민이 같은 자산에 기대고 있습니다. 독립적인 측정에 쓸 예산도 확보해 두십시오. 연간 예산의 아주 작은 비율이면 외부 기관의 수질이나 토양 측정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고, 이 자료가 나중에 협상의 유일한 무기가 됩니다. 유산 등재나 지역 브랜드를 가진 축제라면 그 가치의 경제 규모를 계산해 두는 일도 미리 해 두어야 합니다. 계산해 두지 않으면 저울에 올라가지도 못합니다. 채굴은 즉각적이고 화폐로 계산되는 이익을 만들고 축제와 숲은 흩어져 있고 화폐로 계산되지 않는 가치를 만드는데, 이런 저울을 바꾼 사례들이 공통으로 한 일이 가치를 숫자로 만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사례를 다른 나라의 행정 문제로만 읽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단속의 강도가 다를 뿐 구조는 같습니다. 축제가 기대는 자연 자산의 관리 권한이 축제 주최자에게 없다는 구조입니다. 국내 축제 조직은 대개 문화 부서 아래에 있어서 개발이나 환경 부서의 결정에 목소리를 낼 통로가 없고, 그 통로를 만드는 데는 자료를 만드는 것보다 오래 걸립니다. 그리고 체포와 폐쇄 같은 조치는 눈에 보이고 발표하기 좋지만, 수질이 나아졌다는 자료가 없으면 그것은 성과가 아닙니다. 조치를 성과로 세는 습관은 국내에서도 낯설지 않습니다.

출처 · 나이지리아 오순 오소그보 축제 개최와 오순강 수질 악화(2018년 이후 상류 채굴로 갈색화·신성한 숲 75헥타르 200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강줄기 213킬로미터) · 2021년 사회·환경 단체 강 살리기 캠페인 독립 수질 검사(6개 지점, 납·수은·시안화물 안전 기준 초과)

한국의 두 문장 — 아홉 가지를 없애겠다는 선언과, 가치사슬에 손대기 시작한 기업들

서울 구로구가 9월 19일과 20일 안양천 일대에서 여는 축제의 운영 원칙을 공개했습니다. 아홉 가지가 없는 축제라는 이름을 걸었고 목록은 이렇습니다. 플라스틱, 탄소, 잔반, 사고, 편견, 장벽, 소외, 지루함, 불편입니다. 환경 셋과 안전 하나, 사회적 포용 넷, 경험 하나가 한 목록에 들어가 있습니다. 프로그램에도 반영돼 있어 둘째 날 아침 일곱 시 반에 탄소제로 걷기 행사가 배치돼 있고, 축구장 한 면을 친환경 먹거리장터로 씁니다.

같은 주에 결산 쪽 문장도 나왔습니다. 인천에서 8월 마지막 주말에 열린 음악 축제가 이틀 일정을 마쳤습니다. 공연 전력의 일부에 에너지저장장치를 쓰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시도했으며, 대중교통 이용을 권하고 일회용품을 줄였고 현수막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습니다. 무대 위 출연자들은 일회용 생수병 대신 텀블러를 썼습니다. 주관사 대표는 실제 대형 공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직접 시도해 봤다는 데 의미가 있고, 운영 과정에서 나오는 자료를 근거로 개선점을 찾아 공연 산업에 적용할 현실적인 방향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두 문장의 성격이 다릅니다. 구로 쪽은 선언이고 인천 쪽은 결산입니다. 선언은 목록으로 말하고 결산은 자료로 말합니다. 지금 국내 축제의 압도적 다수는 선언 쪽에 있습니다. 없애겠다는 목록을 만들고 그것을 홍보에 씁니다. 나쁜 것은 아닙니다. 목록이 있으면 최소한 무엇을 하려 했는지가 남습니다. 다만 목록에 없는 것이 하나 있는데, 얼마나 없앴는지를 재는 방법입니다.

같은 주에 국내 여행기업 쪽에서도 변화가 보고됐습니다. 한 대형 여행사가 2024년부터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내 올해로 3년째이고, 한 관광개발 기업과 한 숙박 예약 플랫폼이 각각 6월과 7월에 창사 첫 보고서를 냈습니다. 대형 여행사는 지속가능 여행상품을 기획할 때 아홉 개 기준을 적용합니다. 지속가능 항공연료에 참여하는 항공사, 저탄소 교통수단, 친환경 인증 숙소,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숙소, 생물다양성 보전 프로그램 같은 것들입니다. 2026년과 2027년에는 상품 판매에서 나오는 가치사슬 배출량의 일부를 재고, 직접 배출과 전력 사용에 따른 간접 배출을 합한 값은 2018년 대비 2026~2027년 13퍼센트, 2031~2035년 47퍼센트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해외 플랫폼은 한 걸음 더 나가 인증 숙소에 표시를 달고 배출량을 비교해 보여 주는 단계로 갔습니다. 한 곳은 표시 가능한 제3자 인증을 10개에서 68개로 늘렸고, 다른 곳은 인증이 표시된 숙소를 2만 3,000곳에서 2만 8,000곳으로 늘렸습니다.

현장에 주는 함의 — 선언형 축제를 결산형으로 옮기는 일이 지금 국내에서 가장 수요가 큰 작업입니다. 세 단계로 하십시오. 첫째, 목록을 목표로 바꿉니다. 아홉 가지 항목 각각에 지난해 수치와 올해 목표치를 붙이고, 지난해 수치가 없으면 올해를 기준연도로 삼는다고 명시합니다. 둘째, 측정을 설계합니다. 잔반은 폐기물 반출 전표로, 플라스틱은 조달 목록으로, 탄소는 전력과 이동 자료로 잽니다. 셋째, 결산 서식을 미리 만듭니다. 축제가 끝난 뒤 2주 안에 한 장으로 정리할 수 있는 서식을 준비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자료가 흩어져 못 만듭니다. 항목이 많은 목록은 그 자체가 함정이 될 수 있으니 대외적으로는 아홉 가지를 걸더라도 내부 관리에서는 두세 개에 집중하십시오. 사회 축도 셀 수 있습니다. 무장애 좌석과 통로의 수, 수어나 문자 통역이 제공된 프로그램의 비율, 배리어프리 화장실까지의 최대 거리 같은 것들입니다. 잔반 없는 축제는 방침이고, 잔반 발생량을 지난해 대비 몇 퍼센트로 줄이겠다는 것이 목표입니다. 구로는 넓은 목록을 갖고 있으나 재는 방법이 보이지 않고, 인천은 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사회 축이 비어 있습니다. 국내 축제가 다음 단계로 가려면 두 문장을 한 축제 안에서 합쳐야 합니다. 기업 행사 조달 쪽에서는 지속가능성 기준이 서식에 들어가기까지 12~18개월, 공공 행사는 18~24개월을 봅니다. 지금 6개월 안에 할 일은 참가자 등록 화면에 출발 도시와 이동 수단을 묻는 두 줄을 넣는 것입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데, 이 자료가 없으면 행사 배출의 가장 큰 항목이 통째로 추정치로 남습니다. 숙박을 조달할 때 쓸 기준표도 만들어 두십시오. 인증 보유 여부, 대중교통 접근성, 다회용 어메니티 여부처럼 확인할 수 있는 항목만 넣고 확인할 수 없는 항목은 빼는 것이 요령입니다. 여행사에 제안을 요청할 때는 지속가능 상품 기준을 갖고 있는지, 그 기준의 목록을 제출할 수 있는지를 묻는 항목 하나만 넣어도 제안의 질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숫자를 인용할 때 두 가지를 꼭 확인하십시오. 하나는 기준연도입니다. 2018년 대비인지 2025년 대비인지에 따라 같은 퍼센트가 전혀 다른 노력을 뜻합니다. 다른 하나는 측정 범위입니다. 가치사슬 배출량의 일부를 잰다는 표현은 정직한 서술이지만 인용될 때 일부라는 말이 떨어져 나가기 쉽고, 범위를 밝히지 않은 수치는 비교에 쓸 수 없습니다. 인증 표시가 늘었다는 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표시 대상 인증의 목록을 넓히면 표시된 숙소는 저절로 늘어나므로, 늘어난 원인이 공급자의 개선인지 목록의 확대인지를 갈라 보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흐름이 행사와 닿는 지점은 조달이라는 점을 기억해 두십시오. 기업 행사와 포상 여행은 여행사를 통해 숙박과 항공과 지상 수배를 조달하는데, 여행사가 아홉 개 기준으로 상품을 걸러 내기 시작하면 그 기준이 곧 행사 조달의 기준이 됩니다. 지금까지 지속가능 조달은 담당자의 의지에 달린 일이었지만, 표시가 붙으면 의지가 없어도 눈에 들어오고 눈에 들어온 것을 고르지 않으려면 이유가 필요해집니다.

출처 · 서울 구로구 안양천 일대 축제 '아홉 가지가 없는 축제' 운영 원칙 공개(9월 19~20일, 플라스틱·탄소·잔반·사고·편견·장벽·소외·지루함·불편, 탄소제로 걷기·친환경 먹거리장터) · 인천 음악 축제 이틀 일정 종료 결산(공연 전력 일부 에너지저장장치·재생에너지 전환 시도·대중교통 권장·일회용품 감축·친환경 소재 현수막·출연자 텀블러) · 국내 대형 여행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3년차 및 지속가능 여행상품 9개 기준(2018년 대비 직접·전력 간접 배출 2026~2027년 13퍼센트, 2031~2035년 47퍼센트 감축 목표) · 해외 숙박 플랫폼 인증 표시 확대(표시 가능 제3자 인증 10→68개, 인증 표시 숙소 2만 3,000→2만 8,000곳)

04. 편집장의 글

① 인증의 단위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주의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놓으면 같은 방향의 움직임이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보입니다. 영국의 도시는 회원 시설 50여 곳을 하나의 인증에 올렸고, 모로코의 지역은 일곱 개 업종을 하나의 라벨 아래 묶었습니다. 메콩 지역에서는 나라를 넘는 공동 기준이 제안됐고, 한국에서는 인증기관이 국제 체계의 검증기관 자리를 잡아 제품 단위 환경정보를 만드는 통로를 열었습니다. 인증을 거는 단위가 시설에서 도시로, 사업체에서 업종으로, 나라에서 지역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 변화가 실무에서 뜻하는 바는 분명합니다. 한 시설이 혼자 잘하는 것으로는 조달에서 이기기 어려워진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인증은 개별 시설의 자산이었고 그것을 자기 홍보에 썼습니다. 묶음 단위 인증이 자리를 잡으면 인증은 자산이 아니라 기본 조건이 됩니다. 기본 조건은 갖고 있어도 자랑거리가 되지 않지만 없으면 후보에서 빠집니다. 인증 자체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자료입니다. 회원 시설이나 지역 사업체의 에너지와 폐기물과 접근성 자료를 같은 서식으로 모으는 일은 인증 여부와 무관하게 지금 시작할 수 있고, 6개월이면 첫 한 바퀴를 돌 수 있습니다. 묶음 인증의 진짜 문턱은 심사가 아니라 자료를 모으는 조직의 힘에 있습니다.

한 가지 더 짚을 것이 있습니다. 인증의 단위가 커진다고 해서 개별 시설의 노력이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인증은 최저선이지 상한이 아닙니다. 도시 전체가 같은 라벨을 달면 그 라벨은 더 이상 선택의 이유가 되지 못하고, 그 위에서 각 시설이 무엇을 더 하는지가 다시 선택의 이유가 됩니다. 그러니 지금 인증이 없는 시설은 최저선을 향해 움직이고, 이미 인증이 있는 시설은 그 위에 무엇을 얹을지를 찾는 것이 이번 흐름에 대한 두 갈래의 정답입니다. 국내 지역들이 지금 준비할 것도 인증서가 아니라 편차를 줄이는 일입니다. 회원 시설 전체에 같은 열 줄짜리 표를 한 번 돌리면 두 가지가 드러납니다. 하나는 어느 항목이 전반적으로 약한가이고, 다른 하나는 어느 시설이 자료조차 갖고 있지 않은가입니다. 두 번째가 더 중요합니다. 자료가 없는 시설은 실적이 나쁜 것이 아니라 아직 재 본 적이 없는 것이고, 이 경우 개선의 첫 단계는 설비 투자가 아니라 검침과 기록입니다.

② 기록을 남기는 일과, 환경 항목을 표 안쪽으로 옮기는 일

이번 호의 첫 이야기는 불편한 소식입니다. 우리가 행사의 탄소를 계산할 때 쓰는 규칙 자체가 지금 논쟁 중이고, 그 논쟁의 결과에 따라 재생에너지로 치른 행사라는 문장이 근거를 잃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하나는 기준이 정해질 때까지 기다리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기준으로 최대한 좋게 계산해 두자는 것입니다. 둘 다 나중에 손해를 봅니다. 기다리면 자료가 쌓이지 않아 기준이 정해진 뒤 가장 늦게 출발하고, 지금 좋게 계산해 두면 규칙이 바뀔 때 그 숫자를 전부 회수해야 합니다.

세 번째 길이 있습니다. 계산 결과가 아니라 계산의 재료를 남기는 것입니다. 전기를 언제 얼마나 썼는지, 그 전기가 어디서 왔는지, 폐기물이 얼마나 나와 어디로 갔는지, 참가자가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를 기록해 두면 규칙이 어느 방향으로 바뀌어도 다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결과만 남기고 재료를 버리면 규칙이 바뀌는 순간 과거 실적 전체가 근거를 잃습니다. 국내 행사 보고서의 가장 흔한 결함이 여기 있습니다. 계산 결과는 정성껏 적으면서 어떤 계수를 어디서 가져와 썼는지는 적지 않습니다. 표 하나를 더 붙이는 일인데 그것이 자료의 수명을 몇 배로 늘립니다. 그리고 기록을 남기는 일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임시 배전반에 계량기 하나를 달고, 처리업체 계약서에 두 줄을 넣고, 등록 화면에 두 줄을 더하는 정도입니다. 비용이 문제였다면 진작 했을 텐데 하지 않은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아무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규칙이 흔들리는 시기에 지켜야 할 것이 기록이라면, 예산이 줄어드는 시기에 지켜야 할 것은 자리입니다. 이번 호에서 가장 실용적인 배움은 일본 요코하마의 맥주 축제에서 나옵니다. 그 축제의 환경 장치는 전부 상업적 장치와 붙어 있습니다. 보증금은 회수 체계이면서 손익 관리이고, 되가져가는 잔은 폐기물 감축이면서 3,700엔짜리 상품입니다. 영국 경기장 사례도 같은 구조입니다. 폐기물 관리 개선이 환경 성과가 아니라 22퍼센트 줄어든 청구서로 발표됐습니다. 국내 축제와 행사에서 환경 항목은 대개 별도의 예산 줄로 세워지고, 별도의 줄은 예산이 줄어드는 해에 가장 먼저 잘립니다. 잘리는 이유는 그것이 지출로만 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항목을 수익과 비용의 표 안쪽으로 옮기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다회용기는 처리비를 줄이고, 대중교통 연계는 주차 운영비를 줄이며, 자재 대여는 제작비를 줄이고, 지역 조달은 물류비를 줄입니다. 올해 결산에서 딱 한 가지만 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환경 항목으로 쓴 돈과 그 항목 때문에 줄어든 비용을 나란히 적어 보는 것입니다. 두 숫자가 나란히 놓이는 순간 다음 해 예산 회의의 언어가 바뀝니다.

③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 가운데 무엇을 항목으로 바꿀 수 있는가

이번 호를 관통하는 세 갈래를 한 문장씩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인증은 시설에서 도시로, 사업체에서 업종으로 단위가 커지고 있으니 혼자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해집니다. 계산의 규칙은 흔들리는 중이니 결과가 아니라 재료를 남겨야 합니다. 그리고 환경 항목은 별도의 줄에 세워 두는 한 언제든 잘릴 수 있으니 수익과 비용의 표 안쪽으로 옮겨야 합니다. 셋 다 올해 안에 시작할 수 있는 일이고, 셋 다 큰 예산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것은 서식 몇 장과 계약서 몇 줄, 그리고 지금부터 기록을 남기겠다는 결정입니다.

한 가지만 덧붙이겠습니다. 이번 주에 살펴본 사례들은 모두 자기 조건에서 출발했습니다. 케임브리지는 대학 도시가 이미 갖고 있던 정원을 인증 항목으로 바꿨고, 모로코의 지역은 물과 에너지라는 자기 지역의 가장 급한 문제를 골랐으며, 요코하마의 축제는 23년 동안 쌓은 운영 체계 위에 환경 장치를 얹었습니다. 어느 것도 다른 곳의 모범을 그대로 옮겨 온 것이 아닙니다. 국내에서 지속가능 행사를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질문이 해외에서는 어떻게 하느냐인데, 더 나은 질문은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것 가운데 무엇을 항목으로 바꿀 수 있느냐입니다. 오래된 나무가 있는 부지, 걸어서 닿는 지하철역, 매년 같은 자리에서 여는 반복성, 지역 생산자와의 오랜 거래 같은 것들이 대개 이미 있습니다. 세어 두지 않아서 없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출처 · 그린이벤트 트렌드 리포트 2026-W37 (공개판) · 편집: greenevent